유성아.
성아, 그녀는 쌍수검으로 한 때 아라드 대륙에서 ‘검제’라는 별칭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다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그녀에게 새로운 별칭이 붙었다.
창공을 가른 검. 아름답게 떨어지는 순백의 검사. 그 후 벌어진 은은한 달빛의 참격.
휘혈백귀.
이 별칭을 대고 모르는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물론 전부가 성아를 반기는 건 아니었다. 수쥬국에서는 성아를 낭인 정도로 취급했고 용독문에서는 어정쩡하게 내려놓은 흉내쟁이라 칭했으며, 그 외의 무사들은 정통 문파도 없는 떠돌이라고 칭했다. 물론 이렇게 얘기해봐야 성아의 강함까지 묻히는 건 아니었으니 소소한 불만사항 정도로 취급되었다.
이런 성아에게는 몇 명의 동료가 있었다. 그 중 하나는 프리스트 교단 소속의 여성 크루세이더 엘리사였다. 단정한 검은 머리만큼이나 아름다운 그녀는 찬송가를 부를 때 그 어느 때보다 고고했다. 그 덕분에 그녀에게는 ‘세라핌’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다른 한 명은 사이퍼. 별 볼일 없는 염동력자였지만 어째선지 훨씬 강한 성아와 함께 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세간에서는 그도 무시못할 능력자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이 셋이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이 파티만큼은 눈에 띈다고 장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세 사람 중 한 명이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하아.”
염동력자 겐. 그는 나직하게 한숨을 쉬며 뒷골목 술집에 앉아있었다. 지금 겐이 기다리고 있는 건 휘혈백귀란 이름으로 알려진 성아였다. 그녀가 온다는 말에 겐은 허겁지겁 준비했다. 초능력 발현도 확인하고 파티로 받을 임무도 확인하고, 비상시를 대비한 물품들도 전부 마련했다.
그런데도 겐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 아무래도 성아와 함께 다니며 비교 당하는 스트레스 때문이었다.
차라리 이대로 내버려지면 좋을 텐데. 성아는 무자비하게 검을 휘두르는 것에 비해서 어느 정도 배려심은 있었다. 물론 그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그녀가 겐을 데리고 다니는 건 일종의 동정심이었다.
남자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지만 내색할 수 없었다.
그는 불평조차 못할 위치였기 때문이었다. 말이 동료지, 실상 뒷바라지 해주는 보모이자 스케줄 잡아주는 매니저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성아를 따라 자기 입지도 올라가니 큰일이었다. 차라리 엘리사라도 있었다면 고해성사를 해서 마음이라도 덜었을 텐데…… 그녀는 최근 스트루 산맥에서 벌어진 이변을 확인하기 위해 샨트리로 향했다. 그래서 당분간은 성아와 단 둘이 지내야 했다.
“후우-”
겐은 몇 번이고 심호흡했다. 차라리 그녀와 행동하는 데 있어서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군다면 나아질까 싶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겐이 이런 행동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우선 기백. 성아가 무의식적으로 뿜어내는 기세는 숨조차 쉬기 어려울 정도로 대단했다. 그래서 평소에는 그녀가 힘을 갈무리하고 신경 써야 겐이 호흡 곤란을 일으키지 않았다. 그냥 숨만 쉬는 것도 애로사항이 일어나는데 대화가 성립할까. 게다가 성아는 눈빛에서부터 기를 죽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랬기에 겐은 몇 번이고 그녀와 당당하게 얘기를 나누자 생각했지만 매번 실패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똑같았다.
“겐.”
나직한 목소리. 뒤를 돌아보니 긴 백발의 여검사가 굳게 다문 입과 매서운 눈빛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겐은 그녀를 보자마자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아, 안녕.”
“……그래.”
겐은 성아의 무뚝뚝한 대답에 고개를 푹 숙였다. 성아는 말없이 겐의 반대편에 앉았고 테이블 위에 얹어진 의뢰서를 확인했다.
“이게 표적인가?”
“어, 어…… 검은 교단이 뒷골목에서도 서성이고 있다나 봐…… 그래서 그 흔적을 찾고 퇴치해달라ㄱ”
“그래. 그럼 바로 출발하지.”
성아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겐은 말도 끊기고, 대화의 주도도 잡지 못하고 그녀가 말하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 방금 했던 다짐은 성아와 마주하니 사르르 녹아버렸다.
“그래……”
겐은 미리 준비해둔 짐을 들쳐 메었고 성아는 숨길 수 없는 경멸을 삼키며 돌아섰다.
*
성아가 겐을 거두어들인 건 동정이 맞았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이유가 있었다.
‘죄악이자 업보.’
성아는 의도치 않게 겐의 친족을 살해했다. 겐의 가족 역시 사이퍼였다. 그러나 그들은 사람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위장자라는 누명을 쓰고 죽었다. 그리고 그들을 퇴치하는데 앞장 선 게 바로 성아였다. 그때는 돈이 궁해서 어쩔 수 없었지만 지금 와서는 후회하고 있었다.
그들은 위장자도 아니었고 자신은 돈 때문에 사람을 해쳤다. 당연히 성아로서는 끔찍한 과거를 지우고 싶었다. 하지만 보란 듯이 그녀의 앞에 죄악이 나타나고 말았다.
그게 바로 겐이었다. 그는 아직까지 눈치 채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 당시 성아는 무명이었고 닥치는 대로 무공을 보고 익히던 시절이었기에 누구도 유추할 수 없었다. 당시 임무를 주었던 교단의 크루세이더는 로스체스트에서 불의의 사고로 죽었기에 이 사실을 아는 건 성아 자신 뿐이었다.
그래서 몇 번이고 고민했다.
그를 죽이면 지저분한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우연한 만남을 가정하고 그와 파티를 맺고 함께했다. 수익도 나누고 나름대로 뒷바라지를 해주었다. 당장 떨쳐낼 수 있다면 그러고 싶었다. 그만큼 겐은 성아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약하고 겁도 많다. 힘이 있음에도 제대로 쓰지 못했다. 남자인데도 자존심도 없는지 언제나 헤실거렸다.
그래서 매번 경멸 어린 시선을 숨길 수 없어 노려보게 되었다. 단련이라도 시켜주고 싶었지만 이 이상 엮이는 건 싫었다.
“이 근처인가?”
“그런 거 같은데……”
겐은 불안한 눈초리로 대답했다. 성아는 혀를 쯧 차며 검 한 자루를 쥐었다.
기척이다. 그것도 아주 불온한 기척. 겐은 아직까지 그걸 모르는지 어리벙벙한 표정이었다. 성아는 구태여 얘기해주지 않았다. 그리고 골목에서 튀어나온 사람을 노려보았다.
“끄우욱-”
그는 헛구역질을 하며 다가왔다. 그를 본 겐은 취객이란 생각에 바래다주려 했다.
그 순간 그의 형태가 일그러지나 싶더니 흉측한 몰골로 변했다.
위장자……!
이 괴물은 미끈미끈한 검은 피부와 칼날 같은 손을 휘두르며 덤벼들었다. 그걸 본 겐은 미약하게 비명을 질렀고 성아는 검을 뽑았다.
챠캉!
위장자의 손이 검을 맞고 튕겨져 나갔다. 동시에 불똥이 튀기며 어둑한 골목이 잠깐 밝아졌다.
“열화폭참(熱火爆斬).”
성아는 손을 튕겨내는 즉시 검을 내리쳤다. 검이 지나간 궤적을 따라 붉은 참격이 남았다.
스걱
위장자의 질긴 피부가 단숨에 베였다. 위장자는 한쪽 팔이 잘리고 괴로운 소리를 냈다. 하지만 고통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쩌엉-
순간 귀가 먹먹해지는 폭발이 일어났다. 위장자는 단 일격으로 분쇄되었다. 성아는 덤덤한 얼굴로 돌아서더니 집어넣으려던 검을 빠르게 휘둘렀다.
월영난무(越影亂舞), 비뢰격(飛雷擊)!
달의 그림자도 베어버릴 정도로 빠르게 휘두르는 초식이었다. 빠른 발도술에 응용 초식이 더해지면서 원거리 참격이 가능해졌다. 그렇게 뿜어진 참격은 겐을 향했다. 겐은 폭발한 위장자를 보고 얼이 빠져 있다가 성아의 공격에 기겁했다.
“서, 성아 씨?!”
성아의 검격은 그림자에서 솟구친 그림시커의 신도들을 공격했다. 녀석들은 위장자와 다른지 검격에 맞고 튕겨나갈 뿐, 죽진 않았다.
겐은 그걸 보며 놀란 얼굴로 손을 뻗었다. 일단 염동력으로 보조라도 할 생각이었다. 그러다 멀지 않은 곳에서 주문을 외우는 신도를 발견했다.
“어……?”
성아는 그걸 신경도 쓰지 않는지 겐에게 달려갔다. 겐이 뒷걸음질을 치는 사이 성아는 단숨에 거리를 좁혀왔다.
오른손으로는 사선으로 검을 휘두르고…… 왼손으로는 활짝 펼친 손바닥을 내질렀다. 검과 손, 어느 것도 신도에게 닿지 않을 거리였다.
반월참(半月斬).
푸샷-
중청격장(重晴挌掌).
빠각-
그러나 두 신도는 절명했다. 하나는 허리가 끊어져서, 다른 하나는 가슴이 짓이겨져 죽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바닥에서 솟구친 검붉은 늑대가 덮쳐왔다. 방금 주문을 외우던 신도의 주술이었다.
워낙 흉흉한 기세였고 날렵했기에 이미 알고 있어도 위협적이었다. 그랬기에 겐은 다리가 굳어져서 꼼짝하지 못했다. 그에 비해 성아는 여유로웠다. 신도의 주술은 옆걸음으로 가볍게 피하며 검격을 날렸다.
비뢰격.
먼 거리에 있던 신도는 목이 잘렸다. 그 후의 공격은 없었고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성아는 숨을 탁 내뱉으며 검을 수납했다.
“끝났-”
성아는 겐을 돌아보다 인상을 찌푸렸다. 신도의 주술은 빗나가서 애꿎은 땅을 찍었다. 다행히 그는 조금도 다치지 않았다. 겐은 그저 창백한 얼굴로 주저앉아 있었다. 하지만 다리 사이에서는 모락모락 김이 새고 있었다.
오줌을 지려버린 것이다. 한순간 주마등이 지나갈 정도로 위협적인 공격이었기에 당연한 반응일지도 몰랐다.
그러나 성아에게 있어서 이 광경은 썩 달갑지 않았다. 초능력으로 보조도 못하고 용기도 없었으며…… 지금은 추태를 보였다.
[ 병신 같은 놈. ]
“어…… 어……?”
겐은 멍한 얼굴로 성아를 보았다. 그녀는 겐을 노려보다 매정하게 돌아섰다.
겐은 덜덜 떨며 일어났다. 축축해진 바지처럼 그의 자존심도 수치심으로 절여졌다.
*
그 날 밤 겐은 악몽을 꾸었다. 무엇인지 모를 기억…… 그것들이 스며들어와 겐을 괴롭혔다. 겐은 몇 번이고 잠에서 깨다 잠들기를 반복했고 식은땀에 절어졌다.
겐은 멍한 얼굴로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어느 샌가 아침이 되어 있었고 그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
겐은 탁자 위의 물병에 손을 뻗었다. 이전에는 조금씩 움직이던 것이 이제는 미동도 안했다. 하지만 그는 실망하지 않았다. 그저 멍청한 얼굴로 숙소에서 내려가더니 곧장 성아가 묵고 있는 방 앞에 섰다.
“성아 씨…… 아침이야. 일어나.”
겐의 말에 문이 열렸다. 소복 차림으로 간단하게 머리만 묶은 성아가 모습을 보였다.
“금방 가지. 먼저 가있어.”
[ 어제 그런 일을 당하고도 자존심도 없는 건가? 사내 구실은 할 수 있을지 모르겠군. ]
겐은 성아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며 먼저 식당으로 향했다. 그녀의 말소리 외에도 들린 목소리…… 그건 분명 독심술이었다. 그리고 이런 독심술이 각성한 건 어젯밤이었다. 그날 겐은 숙소에 있는 모두의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소리만 듣고 끝난 게 아니었다.
‘그래서 날 데리고 다닌 거였어?’
무의식과 의식 속의 기억. 겐은 성아가 꼭꼭 감춰온 비밀까지 전부 읽었다. 당연히 성아가 자신을 데리고 다니는 이유도 알게 되었다.
겐은 이를 빠득 갈며 분노했다.
혈족을 살해해서?
아니었다.
‘날 병신 취급해?’
겐이 화나는 건 다른 부분이었다. 혈족이야 가출도 한 데다가 그들과는 연을 끊었기에 상관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자신을 상상 이상으로 무시하고 있단 건 참을 수 없었다. 설마 이렇게까지 심할 줄은 몰랐다.
하지만 겐은 분노를 삭였다. 그가 훑어본 의식은 다른 사람 것만이 아니었다. 자신의 잠재력까지 볼 수 있었다.
‘내가 가진 힘…… 그건 염동력이 아니었어.’
겐은 자신의 진짜 힘을 깨달은 순간 몇 가지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이 계획이 전부 끝나면…… 자신을 개처럼 끌고 다니며 깔본 성아에게 복수하리라 다짐했다.
*
위장자와 그림시커 교도의 등장 덕분에 프리스트 교단은 더 바빠졌다. 샨트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단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중에 골칫거리가 늘어난 셈이었다. 이것 때문에 프리스트 교단은 몹시 난처하게 됐다.
가진 전력을 분배하자니 샨트리의 위장자들이 위협적이었다. 그렇다고 헨돈마이어의 위장자를 넘길 수도 없었다. 그래서 성아를 위시한 실력 있는 모험가들을 고용했다. 그들은 교단의 의뢰를 받고 곳곳에서 위장자와 그림시커 토벌에 나섰다.
성아와 겐은 그 중 머크우드 숲으로 숨어든 그림시커를 쫓았다. 주변 증언을 따라 숲의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간간이 고블린들이나 공격해왔지 큰 위험은 없었다. 하지만 흔적을 찾기가 어려웠고 숲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스트레스는 쌓여갔다.
특히 성아의 경우 며칠 전, 겐이 보였던 추태 때문에 스트레스가 몇 배는 심했다. 지금까지 동정과 안쓰러움으로 데리고 다녔던 그가 상상 이상으로 추악한 모습을 보이니 없던 정도 떨어졌다. 그래도 마음 깊은 곳의 죄악감이 있었기에 같이 다니는 것이지, 이제는 내치는 것만이 아니라 성아의 손으로 죽여도 시원찮았다.
“성아 씨…… 잠깐 쉬어가면 안될까……?”
“……조금 더 들어가고 휴식하지.”
성아는 작게 혀를 차며 대답했다. 겐은 희미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성아는 모르겠지만 이 모든 것이 겐이 원하는 상황이었다.
전투 없이 이어지는 지루한 시간. 자신에 대한 경멸. 간간이 보이는 나약한 몬스터.
이 모든 것들이 성아에게는 자잘한 스트레스가 되어 정신을 흔들었다. 평소에 명상도 하고 심적 수양도 한다지만 그녀도 일단 사람이었다. 그 증거로 겐의 눈에는 성아의 마음이 흔들리는 게 보였다.
하지만 아직 아니다. 조금 더 틈을 만들어야 했다. 그리고 방심한 틈을 노려야 했다.
핏-
그때 고블린 두 마리가 날아들었다. 성아를 노린 기습……! 하지만 짜증으로 경계심이 오른 성아에게는 소용없는 공격이었다. 고블린은 날아든 그대로 반으로 갈라져 떨어졌다. 만일 겐이 섣불리 이상한 짓을 했더라면 그도 같은 꼴이 됐을 것이다.
겐은 침을 꿀꺽 삼켰다.
기회를 노린다. 방금 고블린과 같은 하찮은 암습과는 비교도 안 되는 음습함…… 성아가 한순간 마음을 놓는 그때를 노려야 한다……!
그리고 그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그림시커의 위장자를 발견한 것이다. 성아는 위장자를 발견하자마자 검을 빼들며 달려갔다.
“빛이 지나간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나니.”
성아는 눈 깜짝할 사이에 위장자를 스쳐지나갔다. 위장자는 희미한 검격을 보지도 못하고 고개를 느릿하게 돌려 성아의 뒷모습을 보았다. 그러더니 흉측한 몸뚱이를 이끌며 다가갔다.
“섬선쇄아(閃線碎牙).”
푸샥-
위장자는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 흩어졌다. 워낙 빠른 공격이었기에 자신이 이미 죽었는지도 모르고 움직인 것이다.
성아는 오랜 시간 받은 짜증을 단번에 풀어내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이 숲으로 안내한 겐도 짜증났고, 마냥 걷기만 한 것도 짜증났다. 정신적인 수양을 위해서라 해도 쉽게 넘길 수 없었다.
다행히 인내심이 폭발하기 전에 적을 찾았기에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온갖 꼬장을 부릴 뻔했다.
“읏?”
그때 두통이 일었다. 아주 불쾌한 느낌…… 누군가 머릿속을 헤집는 느낌이었다.
설마 어딘가 숨어있는 신도의 수작인가? 그런 생각에 가장 가까이 있는 기척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헙?!”
놀라는 목소리와 함께 두통이 사라졌다. 성아는 심호흡을 하고 그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거기에 있던 사람이 겐이란 걸 확인한 성아는 눈살을 찌푸렸다.
“너……”
“크흣!”
그때 겐이 성아를 향해 손을 뻗었다. 성아는 다시 한 번 두통이 이는 걸 느끼고 겐을 째려보았다.
“이게…… 뭐하는 짓이지?”
“뭐하는 짓이긴……”
겐은 구태여 말을 더하지 않았다. 성아의 강대한 정신력을 붙드는 것만으로도 심력 소모가 상당했다. 성아가 검을 휘두르지 않게끔 육체를 제어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힘을 꺾을 수 없었다.
섣불렀나?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성아가 검을 들었다. 순간 성아에게서 살기가 흘러나왔다. 머리털이 쭈뼛 서는 감각……!
이대로면 죽는다……! 겐은 다급하게 눈을 굴렸다. 그리고 한 마디 던졌다.
“왜, 내 부모처럼 나도 똑같이 죽이려고?”
그 한 마디의 파장이 컸다. 누구도 알지 못하는 진실이…… 그것도 당사자의 입에서 나온 것이다. 성아는 눈에 띄게 당황했고 겐은 그 틈을 노렸다.
육체 제어는 거의 불가능했다.
정신 제어는 많이 어려웠다.
그렇다면 남은 건……
“크앗-!!”
“끄으윽……!”
성아는 순간 뭔가에 얻어맞은 것처럼 몸을 들썩였다. 그녀의 두 눈이 겐을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눈에 힘이 풀리더니…… 초점이 사라졌다. 겐은 손을 뻗은 채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그러다 성아를 보았다.
성아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서있었다. 그녀의 두 눈은 초점이 풀린 채 바닥을 보고 있었다.
겐은 숨을 고르며 성아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의 눈앞에 손을 흔들었다. 다행히 별 반응이 없었다.
“성공인가.”
의식을 봉인했다. 무의식을 증폭시켜 의식을 뒤덮은 것이지만 의식 자체를 억누르는 것보다 훨씬 나았다. 성아의 정신력이 워낙 강한 탓에 의식을 직접 제어하는 게 어려웠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무의식을 증폭하여 덮어보았는데 생각보다 결과가 좋았다.
“고개 들고 바로 서.”
겐의 말에 성아가 그대로 따랐다. 그녀는 멍한 얼굴로 바로 섰다.
됐다.
이것이 겐의 잠재능력이었다. 의식의 조종…… 달리 말하자면 최면이었다. 특히 무의식이 전신을 지배한 성아는 겐의 가벼운 말에도 따르게 되었다. 그냥 이대로 둔다면 실 끊어진 인형이나 다름없게 될 것이다. 하지만 겐은 그런 걸 바라지 않았다.
앞으로 그녀를 두고두고 괴롭힐 생각이었다. 이건 그걸 위한 시작점이었다.
“자, 오른손 들어 봐.”
척-
“그 다음 왼손.”
척-
“손 내리고 가만히 있어.”
성아는 시키는 대로 착착 움직였다. 혹시 몰라 검을 들게 하고 나무 하나를 베어보게 했다.
쩌적-
전투력은 그대로였다. 무의식만 남았다고 해도 육체에 각인된 기억까지 사라진 건 아닌 모양이었다. 그토록 애먹던 육체 제어도 어렵지 않게 되었다.
“네 이름은?”
“유성아.”
“나이.”
“XX살.”
“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지?”
“사람 구실조차 못하는 밥버러지. 과거의 실수만 아니었다면 진즉 버리고 떠났을 삼류. 가진 능력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무능력자. 여자에게 기대는 나약하기 그지없는-”
“그만, 그만, 그만.”
겐은 짜증나는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나는 그런 남자가 아니다. 네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믿음직한 남자다.”
“그래.”
“나는 네 주인이다.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섬겨야 할 주인.”
“겐, 당신은 내 주ㅇ……”
그 순간 성아가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겐은 잠시 고민하다가 손을 휘저었다.
“나는 너의 동료다.”
“겐은 나의 동료.”
그제야 성아의 표정이 다시 돌아왔다. 아직 무리한 최면을 걸기에는 무리가 있는 듯 했다. 겐은 나름대로 성과를 냈다는 생각에 안도하며 최면을 풀려 했다. 그 순간 겐의 눈에 걸린 게 있었으니…… 성아의 육신이었다.
검을 휘두르며 잘 단련된 몸…… 한쪽 어깨만 내놓은 무사복 차림의 성아는 제법 맵시가 좋았다. 얼굴도 평소 까칠하고 차가운 성격을 제외하면 미인상이었고……
그래서 겐은 슬쩍 가슴을 붙잡았다. 성아는 흠칫 떨었지만 그 이상의 반응은 없었다. 암시를 거는 건 아직 서툴러서 그랬던 걸까, 겐이 두 손으로 가슴을 마음껏 주물러도 성아의 의식은 깰 생각이 없어보였다.
겐은 옷 위로 느껴지는 충만함에 침을 삼켰다. 손을 가득 채우고도 남는 가슴의 존재감은 아랫도리에 피가 돌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그렇게 까칠하고 고고하던 여검사의 젖가슴을 마음대로 주무른단 사실이 겐을 흥분시켰다.
부드럽다. 단단할 것 같은 가슴은 손에 사르르 녹을 것처럼 부드러웠다.
“가슴을 내놓아.”
겐이 손을 떼며 말했다. 그러자 성아는 검을 버리고 어깨를 내놓은 쪽의 옷을 잡아당겼다. 그리고 허리띠까지 쭉 내리니 천붕대에 둘러싸인 가슴이 드러났다. 심하게 압박한 건 아니었지만 본래의 볼륨을 많이 죽인 건지 위아래로 유방이 삐져나왔다.
성아는 남은 붕대마저 풀었다. 그렇게 그 안에 고이 모셔진 유방이 모습을 드러냈다.
예쁘다. 볼륨감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한 손으로 전부 쥐기 어려울 정도로 크단 것만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더 좋은 건 모양이었다.
희고 둥그런 유방…… 몸을 단련한 덕분인지 제법 큰 크기임에도 거의 쳐지지 않았다. 게다가 피부는 어찌나 깨끗하고 좋은지 가슴에는 잡티 하나 없었다. 아니, 뭔가 하나 있었다. 유방 사이에 점이 하나 보였다. 옷과 붕대에 싸여 있어서 보이지 않았던 점이 겐의 눈에 콕 집혔다.
하지만 겐은 다른 곳에도 시선을 줄 수밖에 없었다. 깨끗한 피부만큼이나 이상한 돌기 하나 없는 매끈한 유륜과 붉은빛이 살짝 감도는 분홍빛 유두 때문이었다. 그걸 본 순간 침이 꼴깍 넘어갔다.
숲을 걸은 시간이 제법 있었기에 붕대 안은 열기로 가득 했다. 그래서인지 해방된 그 순간 땀내와 젖내가 한 데 뒤섞여 진한 체취가 만들어졌다. 겐은 가슴을 코앞에 두고 숨을 들이켰다. 콧속을 후벼파고 뇌를 간질이는 싱그러운 향기……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릴 뻔했다.
겐은 그런 성아의 가슴을 살짝 쥐어보았다. 손 안에 가득 넘치는 온기…… 따뜻했다. 이렇게 따뜻한 가슴을 가졌으면서 평소에 그렇게 냉담한 말만 한 것인가. 겐은 괘씸해서 가슴을 미친 듯이 주물렀다. 그러다 손을 밀어내는 돌기에 고개를 들었다.
“오……”
성아의 얼굴은 조금 붉어져 있었다. 초점 없는 눈과 표정 없는 얼굴로 홍조가 일어나니 뭔가 두근거렸다. 심지어 유두까지 발기하고 있었다.
겐은 가슴에서 손을 떼고 유두를 살짝 건드렸다. 단단한 유두가 손가락에 밀려 그대로 기울어졌다. 그대로 유두를 살짝살짝 누르다가 손가락으로 한 번 튕겼다. 그러자 성아의 몸이 크게 움찔거렸다.
겐은 몇 번이고 유두를 튕기고 놀다가 아예 손가락으로 집었다. 손 끝에 힘을 주며 유두를 꼬집고 살살 비벼대니 성아의 몸이 부들거리는 게 보였다. 역시 최면에 걸려 있어도 육체에 전해지는 감각은 그대로인 듯 했다.
겐은 유두를 꼬집은 채 쭉 잡아당겼다가 탁 놓았다. 유방은 부르르 떨리며 흔들렸다. 다시 유두를 꼬집고 위아래로 크게 흔들어대니 유방이 미친 듯이 흔들렸다. 겐은 그 후로 성아의 유두를 갖고 계속 놀았다. 그러다 한 번 입에 머금고 쪽쪽 빨아보았다.
달큰한 젖내…… 이를 튕겨낼 듯한 탄력…… 유두를 혀로 튕기며 유방을 최대한 머금고 빨아대고나서야 겐은 만족한 얼굴로 성아를 보았다. 그녀의 가슴을 갖고 논지 얼마나 지났는지 몰라도 제법 시간이 흐른 뒤인 듯 했다. 겐은 아쉬움을 담아 그녀의 유두를 한 번 빙글거렸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명령을 했다.
성아는 침범벅이 된 가슴을 내놓은 채 허벅지를 벌리고, 두 손으로는 V를 그렸다. 참으로 민망하다 못해 천박한 모습……! 그 모습을 본 겐은 시원하게 웃다가 말했다.
“옷 입어.”
그 말에 성아는 다시 옷을 갖춰 입었다. 그리고 겐은 거리를 두고 주저앉았고…… 손가락을 딱 튕겼다.
*
“그걸 어떻게 안…… 읏……”
성아는 순간 가슴이 욱씬거렸다. 왠지 모르게 가슴이 뜨거워져서 폐까지 간질거리는 느낌이었다. 몸은 뜨거웠고 땀으로 푹 젖어 있었다. 성아는 자신의 몸 상태를 되짚어보다 겁에 질린 겐을 보았다.
방금 겐의 입에서는 나올 수 없는 얘기가 나왔다. 그래서 당황한 성아는 입술을 깨물며 겐에게 검을 겨누었다.
“……어떻게 알았지? 아니, 언제부터 알았지?”
“부정은 안 하는구나……?”
겐의 말에 성아는 눈살을 찌푸렸다.
“고의가 아니었다.”
“그랬으면 말했겠지. 안 그래?”
성아는 입술을 깨물며 검을 거두었다.
“뭐야, 날 그냥 살려주려고?”
“결백한 건 아니다. 하지만 일부러 그런 게 아니란 것만은 알아둬라.”
“……퍽이나.”
겐의 비아냥에도 성아는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가슴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응어리…… 이것이 양심의 가책 때문에라도 그럴 수 없었다.
“그래, 나도 기습한 건 잘못 했지. 넘어가자고.”
“……넘어간다니?”
“없던 일로 하자고. 어차피 임무도 끝났으니 돌아가자.”
겐은 한숨을 쉬며 돌아섰다. 성아는 잠시 주춤거렸다. 그러다 천천히 겐의 뒤를 따랐다.
한편…… 겐은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최면을 걸었을 때는 완벽히 기억에서 사라진 모양이었다. 자신에게 가슴을 희롱당한 것도 모르는 듯 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몰랐다. 무의식중에 벌어진 일을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심지어 의식이 돌아왔을 때 거의 망가지지도 않았다. 혹시라도 폐인이 되면 어쩌나 싶었는데 기우였다.
이 정도면 성공이다. 그렇게 생각한 겐은 입맛을 다셨다.
이제 남은 건 이 힘을 더 단련해서 넘보지 못한 것들을 하는 것이었다. 물론 그걸 위해 성아를 통해 좀 더 수련해야겠지.
그렇게…… 성아는 기억하지 못할 겐의 특훈이 시작되었다.
*
겐은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성아의 방을 찾았다. 성아는 몸을 씻으려고 준비하려다 노크 소리에 문을 열어주었다.
“……겐.”
“숲에서 한 얘기, 마무리 지어야지.”
“들어와라.”
성아와 겐은 테이블을 두고 나란히 앉았다. 그리고 겐은 성아와 마주하자마자 그녀의 눈을 보았다.
“그러니까-”
성아는 말을 하다 말고 잠시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다 서서히 두 눈에 초점이 사라지더니 숲에서처럼 무표정한 얼굴이 되었다.
이제 요령은 깨우쳤다. 처음 저항이 심했던 것과 달리, 무의식부터 건드리고 시작하니 반발이 약했다. 앞으로 이걸 깔고 가잔 생각과 동시에 이번엔 한계를 시험해보기로 했다.
무의식 상태가 얼마나 지속될까? 이전에는 몇 시간에 그쳤지만 오늘은 아예 밤을 새기로 했다. 겐의 힘이 달려 풀릴 수도 있었고 성아가 무심코 풀어버릴 수도 있었다. 그러니 그런 변수를 최대한 제거해야 했다.
겐은 다짜고짜 가슴부터 쥐었다. 숲에서 느꼈던 그 감촉이 새록새록 되살아났다.
“……후우.”
이렇게 대놓고 가슴을 만져도 문제없다. 뭔가 투명인간이 된 기분이었다. 아니, 뭔가 좀 더 스릴이 넘치는 상황이었다. 깨지 않을 걸 아는 데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래서 느긋해야 함에도 자꾸 마음이 조급해졌다.
“어디……”
겐은 차분하게 성아의 얼굴을 살폈다. 그러면서 옷을 끌러 내리고 붕대에 덮인 가슴을 쳐다보았다. 물론 이곳도 좋았지만 본 방송은 여기가 아니다!
겐이 노린 곳은 옆트임이 심한 치마 부분이었다. 혹시나 싶어 자락을 들추니 예상대로 안은 팬티 한 장 밖에 없었다. 이렇게 나풀거리는 옷을 입고 안에 속바지 하나 입지 않을 줄이야! 그런 주제에 니삭스를 신어 다리를 돋보이다니. 겐으로서는 성아가 다리에 콤플렉스가 있어서 니삭스를 신는단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저 색기가 넘치는 차림새란 것에만 집중하며 팬티를 벗겨냈다.
땀이 밴 하얀 팬티…… 뭔가 훈도시란 것과 비슷한 형태였다. 이 묘한 끈팬티 안에 숨겨진 건 예상 외로 예쁘장한 음부였다. 음모 한 올 안 나있는 뽀얀 대음순…… 허벅지를 활짝 벌려야 그 틈으로 연한 분홍빛의 소음순을 엿볼 수 있었다. 그렇게 몸을 쓰길래 시커멓게 그슬렸을 줄 알았더니 예상 외였다. 그래서일까, 겐의 입에는 군침이 돌았다. 성아의 반전 매력에 거스를 수 없었다.
겐은 곧장 성아의 다리 사이에 파묻혔다. 두툼한 허벅지를 두 볼로 만끽하며 음부에 입을 갖다댔다. 미적지근한 애액이 느껴지나 싶더니 곧이어 뜨끈하게 익은 음순의 살이 입술에 닿았다. 겐은 그 순간 거의 정신줄을 놓고 음부를 핥았다. 혀로 말랑말랑한 겉면을 핥아대다가 촉촉한 안쪽 살을 헤집었다. 혀를 살짝 물어주는 따끈한 음순을 훑어대니 성아에게서 조금씩 반응이 일어났다.
“으움……”
겐은 10분가량 정신없이 음부를 핥았다. 애액을 혀로 핥아먹고 입술을 맞대고 빨면서 애무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겐은 애액투성이가 된 입을 닦으며 고갤 들었다.
성아는 여전히 최면에 빠진 상태였다. 조금 다른 게 있다면 얼굴이 상당히 붉어져 있고 숨을 할딱이고 있단 점이었다. 역시나, 느낄 건 전부 느끼는 듯 했다. 게다가 이 애무로 달아오른 건지 애액이 사타구니까지 번져버렸다.
“존나 야하네.”
성아의 모습은 딱 한 마디로 정리 되었다. 옷을 풀어헤치고 두 다리는 활짝 벌린 채 애액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게다가 입에서는 조금씩 침이 흘러내리고 땀이 온몸에 배어 있었다.
야한 모습. 음란한 향기. 음탕한 상황.
겐이 이걸 참을 수 있을 리 없었다. 겐은 성아를 붙잡아 테이블에 엎어뜨렸다. 그리고 천을 들추니 커다란 엉덩이가 모습을 보였다. 앞쪽은 귀여웠는데 뒤쪽은 폭력적이기 그지없었다. 같은 하반신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양면의 매력……! 손가락이 파묻힐 정도로 푸짐한 엉덩이를 붙잡아 벌리니, 방금까지 겐이 신명나게 핥던 음부가 쩍 벌어지며 애액이 뚝뚝 떨어졌다.
저지른다. 원래 숲에서 저지르려던 것을 지금 이 자리에서 해버리기로 했다. 겐은 자신의 힘을 믿었다.
겐은 다급하게 바지를 벗었다. 성아의 음부를 빨면서 터질 듯이 발기한 음경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지금 이것이 참고 참았던 결과였다. 만일 어정쩡한 상황에서 일을 벌였다면 겐 자신이 반쪽났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지금 모든 것을 확신할 수 있는 이상……
머뭇거릴 이유는 없었다.
쯔붑-
딴딴한 귀두가 음부를 가르고 들어갔다. 뻑뻑해야 할 구멍은 귀두를 쭉 빨아들였다. 그러다 갑자기 음경이 뿌리까지 들어가버렸다. 처음 구멍에 막혀 힘을 주다 끝이 들어가고 나니 한 번에 들어가버렸다.
쯔부북-
“흐오옷……!”
안에 있던 공기가 전부 빠져나오면서 질 안은 음경과 질육만 있었다. 꼭 음경으로 빽빽하게 채워진 것마냥 질이 조이며 들러붙었다. 이 미끈하고 뜨끈한 속살은 한순간 겐의 정신을 앗아갔다. 겐은 잠시 모든 감각이 아랫도리에 집중되었다.
혼이 쏙 빠져나갈 듯한 명기……! 한순간 겐은 섹스를 한다는 것도 잊은 채 성아의 속에 쳐박고 바들바들 떨었다. 그러다 뒤늦게 성아의 상태를 확인했다. 머리채를 잡고 고개를 돌리니 여전히 두 눈에 초점은 없었다. 하지만 질이 꾹꾹 조이는 걸 보면 확실히 느끼고 있는 모양이었다.
“후우…… 씨발, 너무 잘 쪼여서 싸버릴 뻔했잖아.”
겐은 툴툴거리며 테이블을 짚고 허리를 흔들었다. 질이 미끈하게 젖은 덕분에 섹스 자체는 수월했다. 귀두로 질 주름을 비비고, 엉덩이가 짓눌릴 정도로 세차게 박아대며 테이블이 들썩거릴 정도로 성난 기세로 몰아붙였다.
“읏- 읏- 읏-”
간간이 성아의 무감각한 목소리가 들렸다. 숨을 쉬는 틈틈이 박아대서 그런지 그녀의 호흡은 툭툭 끊겼다. 신음은 잘 들리지 않았다. 분명 육신은 느끼고 있지만 정신이 깨어있지 않아서인지 귀를 찌르는 야한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건 이거대로 흥분됐다.
그 까칠하고 고결한 여검사가 자기만의 인형이 된 것이다. 아무리 쑤셔 박아도 알지 못하고 저항도 하지 못하는 섹스돌이 되버린 것이다. 그 사실이 겐을 흥분으로 이끌었다. 그래서 겐은 머리칼에 땀구슬이 맺혀 떨어질 때까지 섹스를 멈추지 않았다.
아니, 멈추지 못했다. 어떻게 된 건지 겐이 한 번 박을 때마다 성아의 질이 음험하게 조였다. 그러면서 구멍은 음경을 고정시킬 기세로 붙들었다. 그 상태에서 뒤로 쭉 빼면 질이 들러붙었다. 구멍은 너무 조여서 귀두가 나올 틈이 없었다. 이런 조임이 사방에서 벌어지니 속수무책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한 번 비빌 때마다 열이 오르고 촘촘한 질주름이 비벼지니 멈출 수 없었다.
쯔벅- 쯔벅- 쯔부붑-
그야말로 정신없이 박았다. 처음 삽입했을 때처럼 성아에게 정신이 빼앗긴 채 짐승처럼 허리를 흔들어댔다. 겐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어느 새 성아의 질 안에 정액을 게워 넣고 있었다. 뒤늦게 숨이 차올라 헐떡이면서 구슬땀을 흘렸다.
겐은 음경을 천천히 빼냈다. 애액이 끈덕지게 늘어지고 음순이 조금 삐져나왔다. 그리고 타이밍 조금 늦게 정액이 흘렀다. 그걸 보고 있자니 확실히 성아와 섹스했단 사실이 실감났다. 그 전까지는 이 세상 같지 않은 쾌락 때문에 와닿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크고 둥그스럼한 엉덩이가 손 안에 담겨 있었고 자기 씨를 품은 성아가 테이블에 엎어져 있었다.
“후하…… 후하……”
겐은 성아의 엉덩이를 몇 번 두드리다가 테이블에서 침대로 옮겼다. 이번에는 가슴에 묶인 붕대도 풀어버리고 두 다리는 활짝 벌리게 두었다. 정액이 줄줄 흐르는 음부와 무게에 눌린 커다란 가슴이 훤히 보였다. 뒤에서 박을 때는 멋들어진 뒷태만 보였는데 앞에서는 색기 넘치고 문란한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생기 없는 눈은 그녀를 더욱 인형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후우……”
겐은 성아의 가슴골에 얼굴을 파묻었다. 부드러운 살냄새와 땀냄새가 뒤섞여 강렬한 체취가 되었다. 콧속을 휘젓는 기분 좋은 냄새는 겐의 속을 가득 채웠다. 겐은 헐떡이면서 서서히 발기하는 음경으로 성아의 음부를 문질렀다. 오직 허리만을 흔들며 균열을 따라 음경을 비벼댔다. 그렇게 하면서 성아를 내려다보니 그녀의 반응이 똑바로 보였다.
유두는 발딱 서고…… 커다란 가슴은 포르르 흔들렸다. 이따금 귀두가 음핵 어림을 눌러버릴 때마다 성아의 몸이 들썩이는 게 보였다. 섹스에 심취했을 때 보지 못했던 변화였다. 이런 걸 보고 있자니 괜히 재밌었다.
쯔붑- 쯔벅- 쯔푹- 쯔푹-
그러다 자연스럽게 음경을 미끄러뜨리나 싶더니 성아의 질 안으로 삽입했다. 앞서 싸지른 정액과 애액이 뒤섞이며 질퍽한 소리가 울렸다. 게다가 아까보다 음경을 휘어감는 느낌이 더 강렬해졌다. 성아의 질이 들러붙는 것도 있었지만 정액과 애액의 혼합액 덕분에 질감이 좋아졌다.
겐은 성아의 두 팔을 잡고 허리를 흔들었다. 음경이 한 번씩 찌를 때마다 성아가 튕겨나가려 했다. 그만한 힘이 가해졌으니 성아의 가슴은 더 격렬하게 흔들렸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눈이 즐거웠다. 입만 다물면 상당한 미녀인 성아가 붙잡혀, 예쁜 가슴을 흔들면서 섹스하고 있었다. 마음까지 발기시키는 흐뭇한 광경 덕분에 겐의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그렇게 겐은 질척한 성아의 속을 휘저어댔다. 그러다 고개를 숙여 성아의 가슴을 한 입 베어물었다.
쭙쭙- 쭈웁- 쮸르릅-
입에 침을 머금고 유두를 빨아들였다. 그렇게 가슴을 핥다 보니 입이 심심해져서 이번에는 성아의 입을 맞붙였다. 혀로 입을 억지로 벌리고 숨을 빨아 들이니 혀가 딸려나왔다. 그렇게 나온 혀를 얽으면서 키스를 해댔다. 그렇게 입을 맞추려 하니 자연스레 겐의 온몸이 성아를 깔게 되었다. 성아를 점점 아래로 두니 음경은 수직으로 꽂혔고 침대 매트리스가 비명을 지를 정도로 체중을 실으며 박게 되었다.
겐이 힘차게 찍어내리기를 10여 분…… 겐은 생각보다 오랜 시간 섹스를 지속했다. 성아의 무표정한 얼굴을 핥고, 억지로 키스를 해대며 심취하다 보니 사정이 지연된 것이다. 덕분에 겐은 숨을 헐떡이며 섹스를 즐길 수 있었다.
“흐웁…… 흐웁……!”
2번째 사정……! 아까보다 양은 적었지만 질을 꽉 채운 음경 덕분에 정액이 구멍 틈으로 밀려나왔다. 그 상태에서 음경을 쑥 뽑아내니 잠깐 정액이 부글부글 기어 나왔다.
“후하…… 후하……”
겐은 몇 번 숨을 고르다 성아의 가슴을 빨며 음경을 매만졌다. 질척하게 늘어진 음경은 성아의 몸을 탐하며 자극을 주니 다시 발기했다. 그렇게 겐은 다시 섹스를 시작하고 성아에게 사정했다. 이런 식으로 두 시간 가량을 섹스에 탕진하니 나중에는 정액이 말라버려 몇 방울 나오지도 않았다.
겐은 땀이 말라붙어 찐득거리는 성아의 가슴을 신나게 주무르며 성아의 상태를 확인했다. 최면은 여전했다. 아마 더 긴 시간을 지속해도 괜찮을 듯 했다.
그래서 겐은 최면을 풀려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지시했다.
부르륵- 부륵-
성아는 변기에 쪼그려 앉아 허벅지를 활짝 벌렸다. 그러면서 손가락으로 자신의 질을 휘저으며 겐이 싸지른 정액을 뿜어냈다. 겐은 그 모습을 턱을 괴고 지켜보다가 성아의 음핵을 손가락으로 탁 튕겼다. 그리고 그녀가 변기에 대고 오줌을 싸게 시킨 후에 모든 걸 정리하고 최면을 풀었다.
“-라고 생각해.”
겐은 자연스럽게 말을 애매하게 마무리 지었다. 그러자 잠시 정신이 퍼뜩 든 성아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겐을 보았다. 그러자 겐은 손가락을 딱딱 튕기며 말했다.
“내 얘기 제대로 듣고 있어?”
“……잠시 다른 생각을 하느라.”
“안 들었단 소리군. 평소에 무시하는 것처럼.”
겐의 핀잔에 성아는 민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가 평소의 겐이었다면 역으로 쏘아붙였겠지만 성아의 사정을 꿰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금 아쉬운 건 그녀였다.
“이 관계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소리야. 나도 새로운 초능력을 깨달았으니 마냥 짐은 되지 않을 거고……”
“괜찮겠나? 나는……”
“그래, 부모의 원수지. 하지만 좋든 싫든 나와 함께 해주었잖아. 언제든지 처리할 기회는 있었는데 말이야.”
성아는 부정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 됐어.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자.”
겐은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성아는 머뭇거리다가 구태여 방문 앞까지 마중을 나와주었다.
“……잘 자라.”
“그래.”
성아의 인사를 받은 겐은 그녀를 힐끔 보았다. 그러다 문이 닫히기 직전 그녀의 의식을 빼앗았다. 그리고 턱을 붙잡고 입을 맞추었다.
“굿나잇 키스.”
겐은 침이 늘어지도록 찐득하게 키스를 한 뒤에 최면을 풀어주었다. 성아는 문이 닫히고 뭔가 어질거려 침대에 앉았다. 그러자 온몸이 화끈거리는 걸 느꼈다.
……욕구불만인가? 그렇게 생각하던 성아는 밤새 뜨거운 몸을 끌어안고 잠에 빠져들었다.
이날 이후로 겐과 성아의 관계는 급변했다.
*
겐은 종종 성아와 임무를 벌이며 최면을 시험했다. 처음 며칠은 지속 시간을 확인 했다. 온종일 섹스를 하면서 성아의 상태를 확인하고 부작용이 없는지에 대한 실험이었다. 한 번은 실수로 푸는 걸 잊고 잠들었지만 성아는 여전히 무의식에 빠져 있었다.
그걸 확인한 후로는 의식과 무의식을 전환하는 간격을 조절했다.
딱-
겐은 성아가 수프를 떠먹으려던 순간 무의식에 빠지게 했다. 그리고 숟가락 위에 대고 음경을 흔들며 자위를 하고 정액을 듬뿍 뿌려주었다. 그리고 다시 최면을 풀었다. 당연히 성아는 숟가락을 가져가던 행동을 이어나갔다.
“읍……?”
“왜 그래?”
비릿하고 찐득한 맛…… 수프의 맛이 이상했지만 성아가 한 번 입에 넣은 건 잘 안뱉는 걸 알고 있었다. 예상대로 성아는 우물거리다 말고 그냥 정액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묘한 얼굴로 정액 묻은 숟가락으로 수프를 휘젓더니 한 숟갈 다시 떠먹었다.
성아가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 덕분에 겐은 웃음을 참아야 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성아가 다시 수프를 먹고 삼키려는 순간 멈춰버렸다. 겐은 성아의 머리채를 붙잡고 그녀의 입 안을 음경으로 휘저어주었다. 테이블 매너를 박살낸 터프한 펠라치오는 성아의 입을 정액으로 진창으로 만들며 끝났다. 그렇게 입 안이 비린내로 가득 차오르는 점액이 차지한 상태에서…… 최면이 다시 풀렸다.
꿀-꺽
성아는 정액을 삼킴과 동시에 헛구역질 했다. 그걸 본 겐이 걱정스레 말했다.
“왜 그래?”
“아, 아무 것도……”
성아는 코로 역류하는 정액 비린내에 겐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별다른 생각없이 눈물만 찔끔 흘리며 다시 식사를 시작했다.
성공이다. 비단 의식과 무의식의 전환이 빨라진 것만이 아니었다. 성아가 겐을 보고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 점이었다.
아무리 성아가 좀 모자라다 해도 종종 일어나는 위화감을 무시할 수 없었다. 어느 때는 허리가 뻐근했고 또 어느 때는 입 주변이 아팠다. 가슴이 욱씬거릴 때도 있었고 아랫도리가 근질거릴 때도 있었다. 방금 식사 때는 틈만 나면 비린내가 코와 입을 진탕으로 만들었다.
이런 일이 한 두 번도 아니고 몇 번이고 일어났다. 한 번 쯤은 의심해야 했고, 그래야만 했다.
그러나 하지 않았다.
“나를 의심하지 마. 네 몸에 벌어진 위화감은 나와 관계없어.”
암시가 성공했다. 처음 시도했던 암시와는 달리 이번에는 잘 먹혀들었다. 어쩌면 계속 해서 무의식을 지배하면서 숙련도가 쌓인 걸지도 몰랐다. 덕분에 겐은 그 어느 때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성아를 즐길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겐은 편지를 받았다. 성아를 알몸으로 무릎 꿇려 무릎 베개를 받던 겐은 성아의 유두를 꼬집고 요요처럼 당기고 놀았다. 그러다 그 편지가 성아에게 온 걸 깨닫고 유두를 손가락으로 탁 튕기며 편지를 펼쳤다.
편지는 엘리사에게서 온 것이었다. 위장자에 대한 문제가 심각해진 와중에 공국에도 트러블이 생겨 파견 오게 됐다는 소식이었다. 그걸 확인한 겐은 엘리사에 대해 떠올렸다.
겐이 기억하는 엘리사는 청아함 그 자체였다. 유성아가 피에 절은 고고한 짐승이라면 엘리사는 청초하고 자애로운 아가씨였다. 특히 검고 찰랑대는 검은 머리칼을 볼 때면 코를 쳐박고 싶단 욕구가 치솟았다.
“문제가 되려나?”
겐은 그렇게 말하며 편지를 치우고 성아를 보았다. 하지만 보이는 건 얼굴 대신 두툼한 젖가슴과 발딱 선 유두 뿐이었다. 겐은 피식 웃으며 성아의 몸을 숙이게 하고 젖을 빨았다. 그러면서 눈을 옆으로 당겨 편지에 시선을 두었다.
*
엘리사. 그녀는 어깨까지 흐르는 검은 머리칼을 흔들거리며 숙소 앞에 섰다. 정갈한 사제복에 걸맞는 청순한 얼굴…… 그러나 은근한 옆트임 덕분에 늘씬한 다리가 돋보이며 반전 매력을 보여주었다. 또각거리는 황금빛 하이힐 덕분에 그녀를 향한 시선은 갑절이 되었다. 그나마 성아처럼 풍만한 체형이 아니었기에 색기는 억누를 수 있었지만 볼륨감을 제외 하더라도 엘리사의 몸은 늘씬하고 예뻤기에 시선이 끊이지 않았다.
엘리사는 이런 시선이 익숙한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오직 숙소 1층에서 식사 중인 겐과 성아를 향해 똑바로 나아갔다.
“안녕하세요, 성아. 겐.”
“왔어?”
“오셨어요, 크루세이더 님.”
엘리사는 겐에게 가볍게 목례하고 성아를 보았다. 아닌 척 해도 엘리사도 은근히 겐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곧장 성아랑 대화하려는 태도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성아는 오히려 그게 당연하단 태도였다. 성아는 겐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말했다.
“산맥에서의 일 때문에 바쁘다고 들었는데.”
“지금 위장자들과 그림시커가 곳곳에서 암약하고 있습니다. 그것 때문에 교단에서는 전력 분배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네가 파견 나온 거구나.”
“네. 일단 이 근방에 성아가 있단 걸 듣고 합류하려고 찾아왔습니다. 실력만큼은 이곳의 어느 모험가보다 뛰어나니까요.”
그렇게 두 사람이 회포를 푸는 동안 겐은 말없이 보고 있었다. 엘리사는 성아처럼 매정하지 않았기에 그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겐, 당신은 어떠신가요? 최근에 초능력은……”
“뭐, 문제 없어. 1인분은 할 테니까 신경 꺼도 돼.”
성아가 가볍게 손을 털며 말했다. 그녀가 대신 대답하고 겐이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엘리사는 상황 파악을 끝냈다.
“괜찮습니다. 치명상만 아니라면 어떻게든 지켜드릴 수 있으니까요.”
이건 배려가 아니었다. 명백히 깔보는 입장에서 나오는 말이었다.
“제가 받은 지령이 있습니다. 지금 어떤 임무를 받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이것을 최우선으로 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래. 우리 천사님의 말은 꼭 들어야지.”
“그런 말씀은……”
엘리사는 민망해하면서 싫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그렇게 세 사람은 다음 날을 기약하며 임무 출정할 준비에 나섰다. 실상 많은 시간을 쓸 필요가 없었다. 엘리사는 언제든 출발할 수 있었고 두 사람은 다른 임무 때문에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그래서 그들은 아침 일찍 나가기로 약속했다.
*
“……성아?”
엘리사는 한밤중에 나왔다가 성아가 겐의 방에서 나오는 걸 보았다.
설마.
엘리사는 잘못 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가 현실과 착각을 할 정도로 어리석지 않았다. 분명 성아는 밤 중에 겐의 방에 들렀다 나왔다.
‘대체 왜……?’
혹시 둘이 교제를 하나? 그렇다고 보기에는 만났을 때의 반응이 이상했다. 그렇다고 성아가 약점을 잡힌 것 같진 않고……
엘리사는 나중에 따로 물어봐야겠단 생각을 하며 다음 날을 맞이했다. 그렇게 겐에게 의심을 품은 채 출발한 임무는 생각보다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풀썩-
엘리사의 축복을 받은 성아는 종횡무진 위장자를 쓸어 넘겼다. 신성한 힘이 깃든 검은 이전과는 다른 힘을 발휘했다. 심지어 곳곳에 나무뿌리와 흙이 가득한 숲지인데도 기민한 몸놀림을 보여주었다.
“후우……”
거의 일백에 이르는 위장자가 허물어졌다. 이쯤 되니 성아도 지치는지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성아, 이 근방은 안전한 듯 하니 쉬어도 될 듯 합니다.”
성아는 힘겹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이렇게 힘쓰는 동안 겐은 위장자 몇을 묶어놓는 게 고작이었다. 도움은커녕 그가 위험할 때 엘리사의 신경이 흔들릴 뻔했다.
걸림돌.
엘리사는 묘한 눈으로 겐을 보았다. 지금 겐은 성아에게 없느니만 못한 존재였다. 대체 왜 함께 하는가 싶어 의문을 가지려던 찰나 겐이 말했다.
“일단 크루세이더 님, 성아 씨 두 사람 다 피곤할 테니 제가 보초를 서겠습니다. 크루세이더 님도 쉬시죠.”
“……아뇨, 괜찮습니다. 결과를 보고해야 해서요.”
엘리사는 단호히 거절했다. 그에게 목숨을 맡기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러면서 성아를 힐끔 보았다. 아직 휴식을 취하는 그녀를 구태여 데려갈 필요는 없었다. 근방의 위험 요소는 없었고 발품만 팔면 되는 일이었으니…… 겐을 보내기에는 미덥지 않았기에 엘리사 본인이 직접 다녀오기로 결정했다.
“저는 교단에 보고하고 올 테니 그때까지 성아를 잘 부탁 드립니다.”
“걱정 마세요. 성아 씨는 제가 잘 돌보고 있겠습니다.”
엘리사는 겐의 말이 못 미더웠다. 오히려 그런 말을 해서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보고는 하러 가야 했기에 일단 떠나기로 했다.
그때 문득 새벽에 보았던 모습이 떠올랐다. 엘리사는 10분가량 걷다가 다급하게 돌아갔다.
왜 돌아갔는지는 알 수 없었다. 왠지 모르게 위험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감은 생각 외로 맞았다.
겐이 성아를 뒤에서 끌어안고 뺨을 핥아대고 있었다. 두 손은 옷 위로 가슴을 주물러대며 음흉하게 웃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넘길 뻔했지만 성아의 풀린 두 눈을 보면서 생각을 바꿨다.
“Reseat!!”
엘리사의 외침과 동시에 겐이 있던 자리에 신성한 빛이 떨어졌다. 겐은 성아를 밀치며 뒤로 물러났고 뒤이어 십자가를 든 엘리사가 거리를 좁혀왔다.
“Saint-”
십자가가 바닥을 내리쳤다. 그러자 빛의 방패가 만들어졌고-
“Flash!”
엘리사가 그걸 후려치자 방패가 겐에게 날아갔다.
콰작!
겐은 방패에 얻어맞고 바닥을 나뒹굴었다. 그 사이 엘리사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성아의 상태를 살폈다.
“성아! 성아!”
엘리사가 어깨를 잡고 흔들어도 성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눈이 탁 풀린 채 힘없이 고개를 늘어뜨릴 뿐이었다. 엘리사는 입술을 깨물며 겐 쪽을 노려보았다. 겐은 목을 이리저리 꺾으며 걸어오고 있었다.
“당신! 성아한테 무슨 짓을 한 거죠?!”
“이런 짓.”
겐이 손을 뻗자 엘리사가 두통을 호소했다. 머리를 쥐어짜는 듯한 아픔……! 언젠가 사도 로터스에게서 겪었던 정신 세뇌와 비슷한 현상이었다. 그러자 엘리사는 빛으로 몸을 감싸며 겐의 초능력을 튕겨냈다.
“무엇 때문에……! 성아는 당신을 위해 많은 걸 희생했어요! 그걸 모르고 이런 짓을 벌이시는 건가요?!”
“희생해? 음, 내 부모가 희생당한 것도 같은 이유인가?”
“예……?”
“모르면 나중에 설명해줄게.”
겐이 다시 손을 뻗어오자 엘리사가 십자가를 들었다. 그때 겐이 입꼬리를 당겨 올렸다.
“죽지 않을 정도로만 상대해줄게.”
“당신에게 그럴 힘이 어딨-”
엘리사는 대꾸하다 말고 한 손을 꽉 쥐며 기도했다. 그러자 반투명한 빛의 방벽이 온몸을 감쌌다.
쩌엉-
그 위를 공격해온 건 다름 아닌 성아였다. 그녀는 흐릿한 눈 그대로 손바닥을 내지르고 있었다.
“내폭혈장(內爆穴掌).”
“성아……?”
꽝!
엘리사가 만들어낸 신성한 빛이 폭발과 함께 산산조각났다. 엘리사는 다급하게 십자가를 쥐며 소리쳤다.
“Edification!”
하얀 빛이 엘리사를 감쌌다. 이전보다 신속해진 엘리사가 잽싸게 그 자리를 벗어났다.
“낙봉각(落鳳脚).”
꽈릉-!!
방금까지 엘리사가 서있던 자리에 성아의 뒤꿈치가 꽂혔다. 엘리사는 그걸 보며 십자가를 내리 찍으며 두 손을 맞잡았다.
“Evangelize……!”
하늘에서 떨어지는 빛의 번개……! 성아가 바닥을 내리찍음과 동시에 벌어진 신성 마법이었다. 성아는 눈을 몇 번 깜빡이기도 전에 번개 세례에 파묻혔다.
하지만 그녀는 두 팔로 굳건하게 버티고 있었다.
금강지체(金强之體)!
한 차례 번개를 견뎌낸 성아는 한 손을 내려 검을 쥐었다. 그걸 본 엘리사는 꽂아둔 십자가를 쥐었다.
“Justice-”
“순절(瞬絶)-”
엘리사가 십자가를 내리치자 거대한 빛의 십자가가 떨어졌다. 동시에 성아의 검도 뽑혔다.
“Crash!”
“역참(逆斬).”
뿌작-
십자가가 떨어졌다. 주변을 박살낸 십자가는 성아를 집어삼켰다. 하지만 엘리사는 안심하지 않고 손을 뻗었다.
“Circlet Shine!”
엘리사의 대처는 정확했다. 십자가가 반으로 갈리고 성아가 걸어나왔다. 그 타이밍에 엘리사가 발휘한 신성한 고리가 성아를 옭아맸다.
“무슨 짓을 당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구해드리겠습니다!”
엘리사가 두 손을 모아 기도했다. 성아가 빛의 고리에 묶여 꿈틀거리는 사이, 엘리사의 몸에 빛이 휘감기며 세 쌍의 천사 날개가 펼쳐졌다. 그녀의 몸이 하늘로 살짝 떠오르며 주변에 거대한 마법진이 깔렸다.
~♪ ~♬♪ ~♩ ♬
청아한 노랫 소리. 조금 시들어있던 식물들이 깨어나고 온화한 빛이 주변을 감쌌다.
“Deuses Viātōrum Cūrátĭo.”
그때 성아가 꿈틀거리다 말고 고개를 늘어뜨렸다. 그걸 본 엘리사는 사뿐히 바닥에 내려앉았다.
“성아.”
엘리사가 그녀를 부르며 다가가던 그 순간…… 빛의 고리가 깨지고 성아가 거리를 좁혔다.
“용결섬(龍缺閃).”
엘리사가 무심코 십자가를 들었다. 하지만 성아의 검은 그녀의 십자가를 단숨에 쪼개버렸다.
“추룡패권(追龍敗勸).”
그리고 성아의 주먹이 엘리사의 배에 꽂혔다. 엘리사는 숨을 토해내며 바닥을 나뒹굴었다. 순간 호흡이 끊어질 정도의 충격……! 엘리사는 배를 부여잡고 고통스럽게 몸부림쳤다. 성아는 그런 엘리사의 모습에도 덤덤하게 다가와서 검을 들었다.
“화산검 7초식.”
찰그락-
“낙화(落花).”
성아는 검의 날이 없는 부분으로 엘리사를 두들겼다. 엘리사는 성아의 난타에 정신이 아찔해졌고……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
“완벽해.”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겐은 가볍게 손뼉을 쳤다. 이 모든 건 상정한 대로였다. 성아의 의식을 조금 깨워서 조종하는 것, 아직 최면이 걸리지 않았던 엘리사에게 다시 돌아오게끔 암시를 건 것, 마지막으로 성아의 전투력을 온존한 것.
모든 게 완벽했다.
“잘 했어, 성아.”
“감사합니다.”
겐이 성아의 엉덩이를 짝 때리며 말했다. 성아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대답했다. 이제 최면 상태에서 조건반사 수준의 회화가 가능해졌다. 혹시나 엘리사와 트러블이 일어날 경우를 대비해 열심히 훈련한 결과였다. 덕분에 성아는 종종 겐에 말을 높이며 답해주기도 했다.
“자, 그럼……”
겐은 엘리사의 머리를 붙잡았다. 그리고 그녀의 무의식을 덮어버리고 뺨을 툭툭 쳤다.
“일어나.”
그러자 엘리사는 성아와 마찬가지로 초점 없는 눈이 되었다. 그리고 곧장 겐이 말하는대로 벌떡 일어났다.
“역시, 프리스트치고는 예쁜 몸이야. 성아 너는 거기서 자위라도 하고 있어.”
“알겠습니다.”
성아는 무뚝뚝하게 대답하며 스스로 가슴과 음부를 자극했다. 겐은 그런 성아를 뒤로 하고 엘리사의 몸을 찬찬히 살폈다. 성아가 부분부분 근육이 잘 잡힌 글래머 스타일이라면, 엘리사는 군살 하나 없는 매끈한 슬렌더 스타일이었다. 그렇다고 볼륨감이 부족한 것도 아니었다.
겐은 정갈한 사제복을 보더니 옷의 가슴 어림을 붙잡아 가운데로 당겼다. 앞치마도 아니고 이렇게 해버리니 그 안에 숨겨진 속옷이 그대로 보였다. 겐은 날붙이를 꺼내 브래지어를 잘라내고 다시 옷을 원위치 시켰다.
“잘 보이네.”
사제복 위로 유두 자국이 도드라졌다. 아무래도 얇은 천옷이다보니 흔적이 고스란히 보이게 됐다.
다시 양쪽 가슴이 드러나게 옷을 가운데로 몰아주니 한 손으로 쥐기 조금 부족한 가슴이 드러났다. 엘리사의 가슴은 볼륨이 부족한 대신 하얗고 촉촉한 피부가 나머지를 충당했다. 게다가 감도……
유두를 콱 집어주니 엘리사가 흠칫 떠는 게 보였다. 겐은 삐죽 솟은 유두를 집어서 굴려주다 말했다.
“팬티 벗고 누워. 다리는 활짝 벌리고.”
엘리사는 가슴을 드러낸 상태로 팬티를 슥 내렸다. 그리고 치마의 앞단을 옆으로 걷어내 두 다리를 활짝 벌렸다. 그러면서 두 손은 엉덩이를 붙잡고 잡아당겨 음부를 훤히 보여주었다. 매끈했던 성아와 다르게 생각보다 음모가 많았다. 그걸 본 겐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참으로 천박하기 그지없는 자세였다. 이건 엘리사의 기억이 아닌 겐의 기억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자세였다. 어느 정도 의식과 정보의 공유도 가능해졌다. 겐은 아랫도리가 뻣뻣해지는 걸 느끼고 엘리사의 자그마한 음부를 지그시 밟아주었다.
“그 곱상한 얼굴로 사람 깔보기나 하고 말이야. 응?”
뒤꿈치로 음부를 자근자근 밟아주니 무표정한 엘리사의 얼굴에 점점 홍조가 돌았다. 유두는 더 빳빳하게 솟았고 새어나온 애액 때문에 음부가 미끈거리기 시작했다.
“뭐야, 이런 자세로 보지 밟히는 게 좋은 거야? 우리 성녀님…… 아니, 색녀님 정말 음탕하네. 안 그래, 성아?”
“그렇습니다.”
성아도 남말할 처지가 아니었다. 그녀는 어느 새 자기가 쓰던 검을 검집 째 가랑이 사이에 끼우고 있었다. 그러면서 앞뒤로 허리를 흔들며 자위하고 있었다. 겐은 그 모습에 손뼉을 치며 웃다가 몸을 낮추었다. 그리고 나직하게 한 마디 던졌다.
“그러고 보니 네게 축복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단 말이지. 힘을 좀 나눠주겠어?”
엘리사는 다리를 활짝 벌린 자세로 두 손 모아 기도했다.
“당신을- 지키겠어요.”
엘리사의 빛이 겐에게 스며들었다. 잠깐 지쳤던 겐의 몸이 튼튼해져서 기운이 넘쳤다. 겐은 엘리사를 내려다보더니 하반신을 맞추었다. 그리고 방금까지 자근자근 밟아주던 음부를 겨누고 음경을 삽입해왔다.
뻑뻑하다……! 성아의 유연하고 단련된 질과는 달리 엘리사는 근육이 잘 단련된 게 아니었다. 그저 성아에 비해 체구가 작고 질이 좁을 뿐이었다. 그 덕분에 성아와 주구장창 섹스로 지겨웠던 겐에게 새로운 자극이 되었다.
무엇보다 엘리사의 축복을 받고 몸이 건강해진 덕분에 이전보다 더 기운이 솟았다. 자신을 겁탈하는 남자에게 세례를 주다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상황인가!
겐은 그대로 엘리사의 허벅지를 붙잡고 안아들었다. 엘리사는 겐의 목을 끌어안으며 가슴을 맞붙였다. 온몸에 전해지는 뜨거운 열기…… 엘리사가 충분히 흥분하고 있는 듯 했다. 그래서 겐은 허리를 튕겨 엘리사의 하반신을 쳐올리며 섹스했다.
쯔퍽- 쯔퍽- 쯔퍽-
이전에는 못했던 허공에 들어서 쳐박는 섹스……! 심지어 귀두가 거의 빠져나올 정도로 빼내고 뿌리까지 박을 정도로 길게 왕복하면서도 속도는 조금도 줄지 않았다. 겐은 엘리사를 들고 있음에도 조금도 힘들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를 가볍게 들고 박아댄다는 상황에 흥분하며 음경에 힘주어 섹스했다.
엘리사는 무표정한 얼굴로 숨만 헐떡였다. 상기된 얼굴은 정말 귀여웠다. 숨이 차올라 헐떡이는 얼굴을 눈앞에서, 숨결을 맞으며 보고 있으니 아랫도리의 열기가 식지 않았다. 검은 눈동자를 보고 있다 보니 어느 새 사정감이 찾아왔다.
“후우…… 후우…… 쌀 테니 잘 받아.”
“네.”
겐이 속삭였고 엘리사는 무미건조하게 대답했다. 겐은 엘리사를 하늘로 튕겨낼 기세로 찔러대다 한 번 올려치며 사정했다. 그리고 사정하면서도 계속 허리를 흔들며 음경으로 속을 휘저어놨다.
쯔붑- 쯔붑- 쯔붑-
정액이 삐져나오고 바닥에 후두둑 떨어졌다. 잠깐 온몸에 힘이 빠질 정도로 사정했지만 금세 힘이 돌았다. 이것 역시 엘리사의 축복 덕분이었다. 그래서 겐은 다시 한 번 허리를 흔들어댔다. 그러다 흥분에 못 이겨 엘리사의 등을 나무에 붙이고 온 힘을 다해 찔렀다.
쯔법- 쯔법-
겐은 숨을 헐떡이다 뭔가 떠올렸는지 엘리사에게 말했다.
“좀 더 힘낼 수 있게 해달라고.”
엘리사는 그 말에 겐의 상체를 꽉 끌어안았다. 그리고 귀에 대고 나지막이 속삭였다.
“그대여…… 강해지세요.”
아까와 달리 근력이 폭발적으로 올라갔다. 무엇보다 엘리사가 축복을 주는 속삭임은 겐을 다른 의미로 건강하게 만들었다.
“흐웁-!!”
겐은 엘리사의 몸을 거의 반으로 접듯이 나무로 몰아붙였다. 분명 벽에 붙여서 하는 건데도 거의 평지에서 온몸을 내리 까는 듯 했다. 엘리사의 두 다리는 하늘로 향한 채 팔랑거렸고 몸은 겐과 나무 사이에 끼어 옴짝달싹 못했다.
쯔퍽- 쯔퍽! 쯔퍽!
겐은 이대로 나무가 부러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기운찼다. 얼마나 강렬했으면 무의식에 빠져있는 엘리사가 조금씩, 약하게 신음을 낼 정도였다. 숨소리와도 같은 자그마한 신음…… 속삭이는 축복만큼이나 자극적이었다.
“헉…… 헉……”
겐은 숨을 헐떡이며 박아대다 엘리사를 정면에서 바라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살짝 틀며 입을 맞추었다. 엘리사는 겐의 목을 끌어안은 채 그의 혀가 움직이는 대로 키스했다. 혀가 찐득하게 엮이는 것처럼, 아랫도리에서도 정액과 애액, 성기가 뒤엉켰다. 위아래로 연결된 두 사람은 겐이 연달아 3번 사정할 때까지 떨어지지 않았다.
“후웁…… 후웁……”
엘리사의 축복은 정말 효과적이었다. 성아 때는 그녀의 육신에 흥분하여 본능적으로 움직였다면, 엘리사는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여유가 있었다. 그녀의 몸을 들고 섹스를 했는데도 여전히 몸에는 생기가 감돌았다.
반면 엘리사는 붉게 상기된 얼굴로 할딱이고 있었다. 겐이 내려줬을 때는 음부에서 흐르는 정액처럼 쭉 미끄러져 바닥에 널부러졌다. 그 모습은 정말 예쁘게 꾸민 인형이 망가진 듯한 모양새였다.
“자, 아직 멀었다고.”
겐이 정액이 뚝뚝 떨어지는 음경을 내세우며 말했다. 엘리사는 그 말에 기계적으로 몸을 일으키더니 겐의 음경에 두 손을 가볍게 갖다댔다.
“Pronœ́a Exsurgō.”
치명적인 부상도 되살리는 기적의 주문. 엘리사의 부활 주문이 고작 겐의 힘빠진 음경을 되살리는데 쓰였다. 아니, 이전에 내린 축복이 더해지면서 훨씬 흉악하게 발기했다. 은은하게 빛이 서린 것이 꼭 성물 같았다.
겐은 이번에 엘리사를 뒤에서 끌어안고 안아들었다. 똑같이 허공에 들고 박는 것이지만 이번에는 그녀의 등을 본다는 점이 달랐다. 하지만 아까보다 훨씬 배덕감이 굉장했다. 아까는 엘리사를 정면에서 끌어안으며 사랑을 나누었다면, 지금은 허벅지를 붙잡고 다리를 팔락거리게 하며 박아대서 도구 취급했다.
쯔컥- 쯔컥-
엘리사는 다리가 M자로 벌려진 채 머리칼과 함께 두 다리를 팔락였다. 겐이 한 번 올려칠 때마다 엘리사의 머리도 덩달아 위로 튕겨졌다.
그렇게 섹스를 벌이다 보니 한 가지 재밌는 장난이 떠올랐다. 물론 당장 그걸 하지 않았다. 지금은 엘리사와 섹스에 집중하기로 했다.
“우리 크루세이더 님, 평소에 그렇게 고고하더니 말이야. 지금 보라고. 이렇게 망측하게 다리를 벌리고 박히고 있다고. 게다가 보지는 왜 이렇게 쪼이는 건데, 응?”
겐은 엘리사에게 쉴 새 없이 속삭였다. 그럴 때마다 그 얘기를 알아듣기라도 하는 듯, 엘리사의 질이 격렬하게 조였다. 그래서인지 겐은 신나게 떠들었다.
한 번 올려치고, 속삭이고.
살짝 내렸다가 허리힘만으로 엘리사가 살짝 뜨게 처박았다. 그럴 때마다 엘리사의 음부에서 애액이 이리저리 튀었다.
“역시 자애로워. 강간 당하면서도 식물에게 물을 주려고 하는 거야? 그러면 내가 도와줘야지.”
겐은 엘리사의 비교적 얇은 허벅지를 꽉 쥐어뜯으며 아주 짧은 간격으로, 빠르게 엘리사의 질을 찔러댔다. 그러더니 나무 근처로 향하더니 엘리사의 하반신에 힘이 풀리게 만들었다.
“아- 아- 아-”
엘리사는 조금씩 신음을 내다 하반신에서 황금빛 물줄기를 쏘아냈다. 결국 방뇨까지 해버렸다. 겐은 나무 밑둥을 향해 시원스럽게 뿜어지는 오줌을 보며 웃다가……
최면을 풀었다.
“하아…… 하아…… 아……?”
숨을 몰아쉬던 엘리사의 눈에 초점이 돌아왔다. 그녀는 잠시 갑갑한 가슴에 숨을 골랐다.
몸이 뜨거웠다. 뭔가 머리도 몽롱하고 몸이 붕 뜨는 기분이었다. 가장 큰 위화감은 하반신에서 느껴졌다. 허공에 들린 느낌을 압도하는 이상한 아랫도리의 감각에 시선이 내려갔다.
엘리사의 머리는 잠시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잠깐 눈을 감았다 떴는데 누군가에게 붙들려 있단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인단 말인가. 심지어 자신의 하반신에는 남성기가 한 번도 누구에게도 허락한 적 없는 여성기를 꿰뚫고 있었다.
“어…… 어……?”
엘리사가 뒤를 돌아본 순간 겐과 눈이 마주쳤다. 그는 얄미운 표정으로 눈웃음을 짓더니 음경을 뽑아냈다. 그러자 정액이 뚝뚝 떨어져 내렸고, 그걸 엘리사가 보기 쉽게 하반신을 앞으로 밀어 올려주었다. 몸이 ‘ㄴ’자로 휘어진 엘리사는 그제야 자신이 무슨 짓을 당했는지 깨달았다.
겁탈 당했다. 성아와 같은 방식으로 정신이 지배당해 겁탈 당한 것이다. 그것도 질내사정까지 당해버렸다.
“당신……!!”
“벌써 여보 당신 하자는 거야? 크루세이더 님 은근 대담한 기질이 있다니까.”
“아아아-!!”
엘리사는 부릅뜬 눈으로 겐을 노려보며 기도를 올렸다. 그 순간 다시 초점이 사라지며 축 늘어졌다.
“역시 기가 드센 것들을 풀어줄 필요가 없다니까.”
겐은 콧방귀를 뀌며 엘리사의 귀를 야금야금 씹어주었다. 그러면서 다시 섹스를 시작했다. 조금 힘이 빠진다 싶으면 엘리사에게 축복을 받았다. 겐이 지치든, 엘리사의 조임이 약해지든 조금이라도 지루해지면 엘리사의 부활 주문으로 회복했다.
다른 축복도 몇 가지 응용하기도 했다.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지켜주는 ‘신성한 빛’의 주문. 그걸로 겐의 음경을 감싼 채 삽입하니 평소보다 음경이 굵어지게 됐다. 그래서 엘리사의 질 주름 구석구석 짓눌러주고 잘 닿지 않는 끝부분도 찔러주었다. 그러다 한 번은 가속 주문인 ‘에디피케이션’으로 거의 초 단위로 찔러댔다.
쯔버벅- 쯔버벅-
거의 허리가 안보인다 싶을 정도의 속도……! 그렇게 찔러대니 초점 없는 엘리사의 두 눈이 서서히 눈꺼풀 아래로 기어 들어갔다. 그러다 겐이 참지 못하고 분수처럼 정액을 싸질러버리니 엘리사의 육신도 절정하여 음경을 빨아들였다.
거의 회복과 섹스를 멈추지 않고 서너 시간 가량을 벌였다. 예정된 임무 시간이 끝나갈 때 쯤에 엘리사는 완전히 땀범벅이 되었다. 그리고 끝없는 섹스를 벌인 덕분에 그녀의 뱃속은 정액으로 가득 찼다. 그래서일까, 아이라도 가진 것처럼 배가 좀 부풀어있었다.
“후우…… 후우……”
엘리사는 반쯤 감은 눈으로 바닥에 널부러져 움찔움찔 떨었다. 겐은 그런 엘리사를 보더니 발로 지그시 배를 밟아주었다.
쿠르륵-
“아- 아아- 아아-”
엘리사는 소리를 내며 하반신을 조금씩 들었다. 복압이 강해지면서 자궁과 질 안에 쌓여있던 정액이 밀려나왔다. 거대한 남성기가 사정하는 것마냥 정액이 뿜어지는 광경은 장관이었다. 그렇게 정액을 뿜어낸 엘리사는 다시 널부러져서 숨만 쌕쌕 쉬었다.
“후우, 됐어. 너도 그만해.”
겐의 말에 성아도 자위를 멈추었다. 오랜 시간 섹스를 하던 두 사람처럼, 성아도 자위를 멈추지 않고 있었다. 주저앉아서 다리를 활짝 벌린 채 검집 끝으로 음핵을 짓누르거나, 아니면 검 손잡이를 삽입해서 자위를 하는 등 여러 방식으로 계속 자위와 절정을 반복했다. 그 덕분에 성아가 있던 자리는 물론, 검도 애액투성이가 되어 질척하게 변해있었다.
겐은 기지개를 켜며 두 사람을 보았다. 축복을 받긴 했어도 계속 섹스를 하는 건 확실히 피로했다. 그 전에 뒷정리는 해야 했다.
*
“헛……!”
엘리사는 눈을 뜨자마자 주변을 살폈다. 그러자 침대 맡에 앉아있던 성아가 보였다. 그 뒤로 겐이 음식을 쌓아둔 쟁반을 들고 들어오고 있었다. 그 순간 엘리사가 무심코 십자가를 찾았다. 하지만 무기가 없단 걸 알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당신……!”
“진정해, 엘리사. 지금은 쉬고 있으라고.”
“성아! 하지만 저 남자가……!”
엘리사는 성아가 자신을 말리니 당황했다. 그러자 겐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엘리사를 보더니 바람빠지는 소리를 냈다.
“크루세이더 님도 제대로 당하셨군요.”
“뭐라고요……?”
“그림시커 녀석들 중 로터스의 정신 공격을 모방한 주술사가 있었어. 나도 이 녀석이 풀어준 덕분에 깨어날 수 있었지.”
“그럼 제가 본 건……”
“아마 가장 보기 싫은 최악의 상황을 환상으로 보여줄 겁니다. 성아 씨의 경우……”
“조용히 하지?”
성아의 서슬 퍼런 경고에 겐은 머쓱하게 웃었다.
“아무튼 무사하시니 다행입니다.”
“제 십자가는…… 어딨나요……?”
“성아 씨가 상처 없이 제압하려다가 부쉈어요.”
“……미안.”
엘리사는 그제야 안심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어요, 겐, 성아.”
겐은 미소를 띄우며 테이블 위에 쟁반을 두었다. 그리고 손가락을 딱 튕겼다. 그러자 성아와 엘리사의 눈에 초점이 사라졌다.
“그러면 구해준 성아에게 감사 인사를 건네야지?”
“네, 그러겠습니다.”
엘리사는 그렇게 말하며 성아의 뺨을 잡고 입을 맞췄다. 두 사람은 멍한 눈으로 키스했다. 입술을 맞물리고 그 안에서 침이 끈적해지도록 혀를 뒤섞었다. 잠시 찐득한 키스가 끝나고 입이 떨어지니 그 모습이 너무 자극적이었다. 그래서 겐은 바지춤을 풀러 성아의 머리를 잡았다.
“빨아.”
“네.”
성아는 겐의 음경을 정성스레 빨아주었다. 볼이 음푹 패일 정도로 빨아 들이다가도, 혀로 귀두를 집중적으로 핥아주기도 하고, 목구멍까지 밀어 넣고 압박해주기도 했다. 그렇게 성아의 정성어린 펠라치오가 끝나고 겐이 그녀의 입에 정액을 터뜨렸다. 성아는 입 안에 차곡차곡 쌓인 정액을 머금었다. 그리고 겐이 엘리사를 가리키자 그녀와 입을 맞추었다.
쯔덕- 쯔덕-
정액이 더해진 키스. 참으로 끈적한 소리가 들렸다. 간간이 정액과 침이 섞여 새어나왔지만 두 사람이 깔끔하게 빨아 들였다. 그렇게 성아가 머금은 정액이 엘리사에게 반쯤 넘어갔다. 그 후 두 사람은 잠시 정액을 머금고 있었다.
“삼켜.”
꿀꺽-
꿀꺽-
그리고 다시 최면을 풀고 음식을 차려두었다.
“평소 신세진 게 많으니, 인사는 하실 필요 없습니다.”
겐은 그렇게 말했고 엘리사는 옅게 웃다가 입 안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에 입을 가렸다. 그건 성아도 마찬가지였다. 입 안에 감도는 달짝지근한 맛과 코로 역류하는 비린내…… 잠시 인상을 구기던 성아와 엘리사는 서로 눈이 마주쳤다. 그러다 묘한 위화감을 느끼고 어색하게 웃었다.
“식사는 차려뒀습니다. 다 먹고 쟁반에 올려두세요. 제가 치울 테니까요.”
“감사합니다, 겐.”
엘리사는 그렇게 말하며 식사를 시작했다. 동시에 두 사람은 최면에 걸렸다.
“자, 어디 그럼 식사 끝날 때까지 놀아볼까?”
“좋아요, 겐.”
성아는 그렇게 말하며 치마 부분을 걷어서 엉덩이를 내밀었다. 그리고 팬티를 쭉 내려 허벅지에 걸쳐두고 허리를 확 굽혀 바닥을 짚었다. 성아는 수영선수의 스타팅 자세로 서서 겐을 기다렸다. 겐은 성아의 허리를 잡고 삽입했다. 틈틈이 섹스를 벌인 덕분인지 성아의 질은 겐의 음경을 기분 좋게 조였다. 조금이라도 늘어지지도, 힘이 빠지지도 않은 단련된 근육은 겐이 몇 번이고 쑤셔도 같은 모습이었다.
“흣…… 읏…… 읏……”
매번 섹스를 한 덕분인 건지 성아의 입에서도 자잘한 신음이 새어나오게 되었다. 완전한 무의식에서 희미하게 의식적인 행동이 섞이게 된 것이다.
겐은 가볍게 숨을 뱉으며 성아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손바닥을 튕겨낼 정도로 탄력적인 엉덩이…… 아무래도 힘든 자세로 버텨서 그런지 유독 하반신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그것 때문에 평소보다 조임이 심해진 걸지도 몰랐다.
쯔붑- 쯔붑-
엘리사를 앞에 두고 섹스를 해서 그런가. 겐은 제법 흥분에 빠졌다. 이게 어느 정도였냐면 엘리사가 식사를 거의 끝낼 때 쯤에는 3번의 사정을 했다.
“후우…… 자, 든든하게 먹여줘야지.”
“읏…… 알겠습니다.”
겐은 성아의 둥그스럼한 엉덩이를 쓰다듬어 주다 찰싹 때려주었다. 성아는 엉덩이에 힘을 주며 정액이 새지 않게 했다. 그러면서 침대 위로 올라갔다. 엘리사는 식사를 끝내고 다리 위에 빈 식기가 있는 쟁반을 두고 있었다. 성아는 그런 엘리사를 다리 사이에 두고 힘을 풀었다.
투두둑- 투둑-
성아의 다리 사이에서 정액이 비처럼 쏟아졌다. 힘을 주는 것만으로는 쉽게 나오지 않았는지, 성아는 손가락을 삽입해서 질을 휘저어댔다. 그렇게 하니 그 안에 갇혀 있던 정액이 좀 더 많이 쏟아져 내렸다.
쟁반 위의 식기가 정액 범벅이 되었다. 식기는 물론이고, 떨어지면서 튄 정액 방울이 엘리사의 얼굴에도 묻었다.
“자, 맛있게 먹으렴.”
“감사합니다, 겐.”
엘리사는 그렇게 대답하며 다시 식사를 시작했다. 그녀는 정액을 수저로 떠먹으면서 기분 좋게 웃었다. 눈에 초점만 있었더라면 정액 먹는 걸 즐기는 변태 같았을 것이다.
겐은 그걸 보며 성아를 엘리사의 눈앞에서 엎어뜨려 섹스했다. 그러다 엘리사가 정액을 반쯤 먹었을 때 한 가지 암시를 던져주었다.
바닥에 남은 것도 싹싹 긁어먹을 것. 그리고 식사가 끝나고 10분 뒤 최면에서 깨어날 것.
겐은 그렇게 암시를 던져주고 음경을 뽑아냈다.
“후우, 가자.”
그리고 최면에 빠진 성아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그 사이 엘리사는 식사를 계속 했다. 그리고 더 이상 식기로 먹을 수 없게 되었을 때는 그릇을 들어 혀로 핥아냈다. 더 이상 찐득한 정액이 묻어나오지 않고 침만 남을 때까지 핥아먹은 엘리사는 다시 온화한 미소를 짓고 손을 가지런히 두었다.
10분 후…… 엘리사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잠깐 코에 감도는 비린내와 더부룩한 속 때문에 의아했다. 하지만 겐이 가져다준 식사였고 숙소에서 만든 것일 테니 별다른 의심은 하지 않았다.
“……밖으로 나가신 건가.”
엘리사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다시 침대에 누웠다. 그러는 동안 겐은 성아를 데리고 자기 방으로 와있었다. 성아는 진중한 얼굴로 목검을 들고 휘두르고 있었다. 다만 차림새가 좀 이상했다.
붕대에 덮인 가슴이 드러나도록 옷의 윗부분은 허리에 감아두었다. 치마 부분은 그냥 두었지만 팔랑거릴 때마다 팬티가 없어서 음부가 슬쩍슬쩍 보였다. 겐은 성아를 잠시 검을 든 자세로 멈춰두고 턱을 괴었다. 그러더니 치마의 앞쪽 부분을 최대한 짧게 잘라냈다. 그렇게 하니 가만히 서있어도 음부의 아랫면과 엉덩이 뒤쪽살, 허벅지의 두툼한 볼륨이 보이는 삼각지대가 보이게 되었다. 다리를 살짝 벌렸을 때는 대놓고 음부가 보이게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모자라 붕대도 좀 느슨하게 풀어주었다.
겐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침대에 누워 그녀를 다시 움직였다. 몸에 밸 정도로 반복적인 행동들. 그 중 하나가 성아가 종종 했던 검술 연습이었다. 무의식에 잠기게 해놓고, 무심코 움직이게끔 해두니 이런 절경이 펼쳐졌다.
“후웃- 후웃-”
성아는 다시 평범하게 목검을 휘둘렀다. 그렇게 움직일 때마다 붕대에 싸인 가슴이 출렁거렸다. 붕대는 충격에 못이겨 조금씩 풀어졌고 그 안의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붕대의 압박이 풀리니 그 안에 짓눌린 가슴도 점점 봉긋해졌다.
“차핫!”
성아가 검을 한 번 찌른 그 순간 가슴의 붕대는 흩트러졌다. 흡사 넝마가 된 옷마냥 곳곳에 빈틈투성이었다. 유방이 보이는 건 물론이고 유륜과 유두도 틈틈이 노출되었다. 붕대 몇 장은 꼿꼿이 선 유두에 걸쳐졌다. 관음증을 절로 유발하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가슴에 걸쳐진 붕대가 흘러내려 유두가 전부 드러날 때까지 기다렸다. 이때 쯤 성아는 땀에 조금씩 젖어들었고 겐이 원하는 상태가 되었을 때는 체취를 가득 뿜어내게 되었다.
예쁘다.
겐은 여러 각도에서 성아를 관찰했다. 다양한 자세로 검을 휘두를 때마다 멈추게 하고 지켜보거나 훑어보았다. 다리 간격을 벌리고 있을 때 그 사이에서 올려다보았다. 진지한 얼굴로 앞을 보고 있을 때 뒷태를 감상하기도 했다. 검을 내려치기 직전의 상태로 가슴이 당겨 올려지는 걸 눈앞에서 구경해보기도 했다. 발끝을 내디딘 상태에서 발바닥을 보기도 하고, 힘이 잔뜩 들어간 허벅지를 느긋하게 구경하기도 했다.
이건 이거대로 관음증을 유발해서 좋았다. 시간을 멈추는 힘을 쓸 수 있게 된 기분이었다. 다행히 성아의 육신이 잘 단련되어 있었기에 이런 스톱 모션을 하기 좋았다. 그래서 성아의 몸 곳곳을 구경하며 자위를 했다. 정액을 뿌려주는 건 덤이었다.
그 덕분에 성아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질척하게 젖었다. 가슴 골도 정액이 고여 흘러내릴 정도였다.
“그럼 이번에는……”
겐은 성아를 멈추는 간격을 짧게 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몸 여기저기를 만지며 놀았다. 땀냄새가 은근하게 밴 겨드랑이 냄새를 맡거나 유두를 이로 깨물어보기도 했다. 이번에는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진 기분이었다. 성아가 움직이는 족족 그녀가 거의 정지하다시피한 상태에서 능욕한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다른 놀이가 끌렸다.
그래서 이번에는 검을 버리게 하고 체술을 훈련시켰다. 성아가 다리를 차올린 상태로 멈추었다. 겐은 그녀의 미끈한 다리를 쓰다듬고 핥다가 그 상태로 섹스를 벌였다. 다리가 거의 ‘I’자로 꺾여 올라간 상태에서 옆에서 찔러대니, 아무리 성아라고 해도 위태로워 보였다.
“다리에 제대로 힘 주라고. 계속 흔들리잖아.”
“죄송합니다……”
그렇게 몇 번 옆에서 찔러대다 이번에는 정권 지르기 자세를 시켰다. 그 상태에서 뒤로 돌아가 가슴을 마음껏 주물렀다. 유두를 꼬집어 당기며 놀다가 귀를 잘근잘근 씹어주었다.
그 다음으로는 적의 공격을 피하게 했다. 한쪽 무릎을 꿇고 최대한 자세를 낮추게 했다. 이 모습은 뒤에서 보았을 때 절경이었다. 푸짐한 엉덩이가 고스란히 드러나서는 방금까지 섹스를 벌였던 음부에서 애액이 뚝뚝 떨어지는 게 보였다.
겐은 음험하게 웃으면서 마지막으로 두 팔로 방어를 하게 만들었다. 그 상태로 성아의 음부를 손가락으로 신나게 휘저어주었다.
“여기가 비었잖아. 그러면 이렇게 찔린다고. 알아 들어?”
“알…… 알겠…… 습니다……”
겐은 질척해진 손가락을 빼내서 성아의 입에 물려주었다. 그리고 그녀가 열심히 혀로 핥아먹게 하고 침 묻은 손가락으로 유두를 탁 튕겼다.
“으웃-”
“그럼 이번에는 싸움에서 졌을 때의 자세.”
“네.”
성아는 두 손을 머리 뒤에 두고 쪼그려 앉았다. 그리고 허벅지를 활짝 열었다. 매끈한 겨드랑이와 당겨 올려진 젖가슴, 질척한 음부와 빵빵한 허벅지, 모든 걸 한 번에 볼 수 있었다. 그걸 지켜보던 겐은 성아의 밑으로 들어가 음경을 꺼냈다. 그리고 편하게 누워 성아가 스스로 몸을 위아래로 흔드는 걸 올려다보았다.
쯔붑- 쯔붑-
한 번 움직일 때마다 커다란 가슴이 흔들거리는 게 보기 좋았다. 처음 할 때와 달리 이번에는 오로지 성아 혼자 움직이니 편하고 좋았다. 이대로 섹스만 하는 인형으로 만들까 하던 겐은 노크 소리를 들었다.
“겐? 안에 있나요?”
엘리사의 목소리였다. 창 밖을 보니 어느 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네~ 있어요.”
“혹시 성아가 어디로 가셨는지 아시나요?”
“지금 훈련 중이라서요. 나중에 보면 말씀 전해드릴게요.”
“아, 그런가요……? 알겠습니다.”
이렇게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도 성아는 계속 몸을 흔들고 있었다. 겐은 큭큭 웃으면서 성아의 안에 마무리를 해주었다가 엘리사를 떠올렸다.
“그럼 이번엔……”
*
그 날 밤.
엘리사는 사제복 차림으로 달빛이 스며드는 창가 앞에 섰다. 그녀는 신께 기도를 드리기 위해 준비를 끝낸 상태였다.
하지만 상태는 영 좋지 않았다. 일단 엘리사는 푹 젖어 있었다. 속을 비치지 않게 해주는 안쪽의 모든 옷감을 제거했다. 그래서 하얗거나 반투명한 옷뿐이었다. 그런 상태에서 젖어버리니 옷이 살에 달라붙어 거의 투명하다시피한 상태가 되었다. 문제는 그 액체가 정액이란 점이었다. 그래서 멀리서부터 정액 냄새가 확 풍겨올 정도였다.
허리춤에는 정액이 담긴 콘돔이 주렁주렁 매달렸고 허벅지에는 ‘교단의 신성한 보지’라든지, ‘자애로운 좆집’이라든지 온갖 낙서가 적혀 있었다. 또 허리에 달고 다니던 성경책 대신에 굵직한 나무 딜도가 달려 있었다.
하이힐 사이에도 정액이 끼어있는지 걸을 때마다 질퍽거리는 소리가 나며 발가락과 발바닥 사이로 정액이 스며나왔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브래지어든, 팬티든 중요 부위가 구멍이 뚫린 속옷을 입고 있었다.
이게 사제인지 창녀인지 헷갈릴 정도의 몰골이었다. 그런데도 엘리사는 말없이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았다.
겐은 뒤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며 배를 잡고 웃었다. 엘리사에게 최면을 걸기 전에 성아를 통해 정액 콘돔을 잔뜩 만들어두었다. 그리고 엘리사의 옷으로 성아의 몸을 여기저기 닦고 어떤 거는 성아의 질에 삽입하여 정액에 충분히 절여놓았다. 신발에 싼 정액은 엘리사가 준비한 것들을 입는 사이 저질렀다.
정말 굉장한 모습이었다. 그냥 지켜보기만 해도 모든 남자들이 발정해버릴 음란한 모습이었다.
이번에 겐이 노린 건 엘리사가 정갈하게 무릎을 꿇고 기도문을 외우는 시간이었다. 이번에는 그녀를 멈추지 않았다. 그 대신 기도문을 외우는 동안 그녀를 농락했다.
“나의 신……읏- 흐읏- 레미디오스 읏- 시여…… 흐읏……”
기도문 틈틈이 신음이 섞였다. 옷 위로 유두를 꼬집고 비틀거나 잡아당겨서 그런 것이었다. 그러다 이번에는 겨드랑이에 음경을 끼워 넣고 비벼댔다. 두 손 모아 기도를 드리는 여사제의 겨드랑이 압박은 대단했다. 게다가 땀과 정액 덕분에 미끈미끈해서 비비는 느낌도 나쁘지 않았다.
이번에는 몸을 살짝 앞으로 기울게 했다. 그리고 신발을 벗겨내고 두 발 사이에 음경을 비벼댔다. 잔뜩 움츠러든 발가락 위로 발바닥 주름 사이사이에 정액이 끼어있는 게 보였다. 그걸 보고 있자니 온몸이 뜨거워졌다. 성아 때는 관음하면서 자위를 하고, 지금은 성아를 이용해 자위를 하고 있었다.
이건 또 색다른 재미였다. 그렇게 엘리사의 발을 좀 즐기다가, 이번에는 다시 무릎을 꿇리고 굳게 맞잡은 두 손에 음경을 끼워 넣었다. 엘리사는 진지한 얼굴로 기도를 하면서 두 손으로는 열심히 남성기를 문지르고 있었다. 앞서 겨드랑이나 발에 비비며 쌓인 쾌락이 이번 행위로 폭발했다.
프슛-
엘리사의 얼굴에 정액이 끼얹어졌다. 엘리사는 한쪽 눈을 찡그리며 눈에 들어갈 뻔한 정액 때문에 숨을 쌕쌕 쉬었다.
“후우……”
겐은 개운한 표정으로 그녀의 허리에 걸린 나무 딜도를 뺏었다. 그리고 허벅지를 들게 하여 음부 밑에 잘 고정해두고…… 스스로 삽입하게 했다.
“흐읏…… 읏……”
엘리사는 무릎을 꿇은 자세에서 조금씩 엉덩이를 위아래로 흔들며 방아질을 했다. 기도를 외우면서 딜도로 자위를 하는 여사제의 모습은 아래에서부터 불끈거리게 만들었다. 그래서 겐은 엘리사의 머리를 잡고 입에 음경을 꽂아주었다. 엘리사는 그러는 와중에도 계속 기도문을 외운답시고 웅얼거렸다. 그녀가 말을 하는 진동과 혀의 움직임은 썩 나쁘지 않았다.
쯔붑- 쯔붑-
쯔웁- 쯔웁-
딜도와 음경에 위아래가 찔리는 엘리사는 그럼에도 기도를 멈추지 않았다. 겐은 그녀의 신실한 태도에 감격한 나머지 입 안에 정액을 터뜨려주었다.
“으훕…… 으웁……”
꿀-꺽
엘리사는 잠시 숨을 고르다가 기도문을 이어나갔다. 그걸 보던 겐은 기분 좋은 얼굴로 돌아섰다.
거기에는 성아가 서있었다. 그녀는 엘리사의 기도가 끝나자마자 말없이 다가와 그녀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그리고 온몸으로 밀치고 내리 깔았다. 겐은 성아에게 깔려 키스를 나누는 엘리사를 지켜보다 성아의 엉덩이를 잡았다. 그리고 그 사이에 단단하게 맞붙은 두 개의 여성기를 지켜보았다.
쯔욱-
땀과 체액 덕분인지 그 사이에 끼워 넣어도 문제는 없었다. 오히려 아랫배의 부드러운 압박감이 더해지며 새로운 느낌을 주었다. 성아와 엘리사도 정확히 음핵의 위치만 비벼졌기에 애액이 줄줄 흘러내렸다.
“시선이나 기척이 없으면 종종 키스를 하거나 서로의 보지를 만져줄 것.”
짝!
겐은 성아의 엉덩이를 때리며 말했다.
“그리고 내가 신호를 보내기 전까지는 무의식 상태를 고수할 것.”
짝!
“만일의 사태의 경우 내게 즉각 돌아올 것!”
짝!
겐은 두 사람과 몸을 섞으면서 내내 암시를 걸었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두 사람의 무의식에 겐의 명령이 스며들었다. 그 날 겐은 두 사람을 미친 듯이 안아주었다. 그리고 꼬박 하루 동안 방에서 나가지 않고 섹스를 즐기는 바람에 하루 종일 근육통에 시달려야 했다.
*
“크루세이더 엘리사, 그대의 노고를 치하하는 바 이후 산맥에서의 사태가 끝나면 충분한 보상을 내리겠노라.”
교단에서 보낸 전령은 그렇게 말했다. 그 소식을 접한 엘리사는 부드러운 미소를 보였다.
“신의 뜻대로 행하였을 뿐입니다.”
“겸손 떨긴. 네가 이 근방에서 한 일은 그만큼 대단한 거라고.”
성아는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겐의 파티와 합류한 지 어언 한 달이 되었다. 그 사이 세 사람은 많은 공적을 올렸다.
특히 마을 하나가 위장자에게 먹힐 뻔한 걸 구해준 이후로 그들에 대한 평가는 나날이 높아졌다.
“자, 빨리 돌아가자고. 겐이 기다리잖아.”
“아,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전령은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며 감탄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두 여인. 심지어 명성까지 자자한 그녀들과 함께 하는 사람이라니…… 내심 부럽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그녀들에게서 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하지만 전령은 자신의 역할을 끝냈기에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탐스러운 두 사람의 뒷태를 좀 더 감상하다가 돌아갈 뿐이었다.
그렇게 엘리사와 성아는 겐의 방을 찾아왔다. 그렇게 방문을 열고 들어온 엘리사는 갑작스레 바닥에 엎어졌다. 그 옆에서 성아는 눈에 초점이 사라지며 고개를 늘어뜨리고 서있었다.
“아, 놀래라.”
침대에서 책을 읽던 겐은 두 사람의 등장에 툴툴대며 다가갔다. 우선 쓰러진 엘리사의 손을 잡고 들어보였다.
툭-
그리고 고개를 돌려 초점이 사라진 눈을 보았다. 성아도 비슷한 상태였지만 육체가 튼튼해서 쓰러지지 않은 듯 했다. 몇 번 최면을 강하게 건 이후로 이런 느낌이었다. 이제는 무의식으로 의식을 덮는 게 아니라, 무의식에 잠긴 의식을 꺼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두 사람은 그야말로 겐이 없으면 움직이지 못하는 인형이 되어버렸다. 종종 의식을 깨워주지 않으면 지금처럼 픽 쓰러지거나 아예 움직이지도 않았다.
“귀찮아라…… 그냥 새 거 구할까.”
겐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엘리사가 일어나고 두 사람의 눈에 서서히 초점이 돌아왔다.
“겐. 이제부터 다른 곳으로 떠나야 할 듯 합니다.”
“이 근방은 괜찮은 모양이야.”
“그럼 떠나야지요.”
겐은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두 사람은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를 것이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