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자. 축복을 잃은 그들에게 남은 건 표류뿐이었다. 그리고 엘든링을 찾으려는 여정이 시작된 순간 수많은 이들이 틈새의 땅으로 몰려왔다.
지금 이 남자도 그 중 하나였다.
“허우, 씨발……”
그도 수많은 빛바랜 자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에게 주어진 건 영혼을 부르는 ‘환혼의 종’뿐이었다. 그것도 아주 우연히 얻었을 뿐 데미갓을 쓰러뜨리지도 못했고 엘든링을 얻을 자격조차 없는 하찮은 존재였다.
그래도 그는 계속 살아남았다. 지금 그가 자리 잡은 화산관 역시 수많은 위험이 있었지만 여전히 목숨은 붙어있었다.
쉬리릭-
빛바랜 자는 고개를 슥 내밀려다 귀에 거슬리는 소리에 숨죽였다. 조금만 시선을 돌려도 녀석과 눈이 마주칠 것이다.
설마 뱀인간이 있을 줄이야. 생긴 건 얼빵하게 생긴 팔다리 짧은 뱀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몸이 쭉 늘어나더니 그를 위협하는 게 아닌가! 간신히 공격을 피하고 뱀인간을 도륙냈지만 마음은 진정되지 않았다. 오죽하면 몸에 피가 돌아 땀이 뻘뻘 날까.
“저게 대체 뭐야…… 아이씨, 괜히 이상한 데로 오는 게 아니었어……! 아니, 그냥 숙소에 얌전히 있을 걸……!!”
빛바랜 자는 머리를 벅벅 긁어대며 오들오들 떨었다.
그는 겁이 많았다. 오죽 하면 지금 몸을 뒤덮은 옷도 경장형으로 둘둘 둘렀겠는가. 중장갑으로 두르지 않은 건 느릿하게 움직이다 붙잡히는 게 싫어서 그런 것이다. 그게 아니었다면 지금 그는 움직이는 성채가 되었을 것이다.
어찌 됐든 그런 빛바랜 자에게 의지할 수 있는 건 환혼의 종 뿐이었다.
“그, 그래! 그게 있었지.”
빛바랜 자는 뼛가루를 꺼냈다. 지금 이건 우연히 들어선 감옥에서 얻은 뼛가루였다. 하나는 여태껏 무서워서 쓰지 않았지만 다른 하나는 지금도 요긴하게 쓰고 있었다.
딸랑 딸랑-
스스스슷-
뼛가루에서 솟구친 새파란 영체는 하나의 형상을 이루었다. 머리에 후드를 쓰고 있는 경장갑의 여인.
바로 검은칼날이었다. 영적인 교감으로 ‘티시’라는 이름까지는 알아냈다. 하지만 처음에는 그 형태를 보고 경악했다. 빛바랜 자가 뼛가루를 얻게 된 상대와 비슷한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녀가 복수를 위해 덤빌 줄 알았다. 그게 아니란 건 적들을 순식간에 쓰러뜨린 뒤에야 알았다.
그 후에도 종종 티시를 불러 함께 싸웠다. 하지만 그녀를 부를 때마다 다른 존재가 생각나서 다른 혼을 부르기도 했다. 그래서 지금 티시를 부른 건 상당히 간만이었다.
‘역시 좀 크네.’
분명 빛바랜 자의 키도 작은 편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가 올려다볼 정도였으니…… 못해도 2미터는 되보임직했다. 그런데도 과하게 크다는 인상을 받지 못했다. 아무래도 비율이 상당히 좋아서 그런 것 같았다. 바로 옆에 서지 않았다면 큰지도 몰랐을 것이다.
‘근데 왜 저렇게 몸매가 드러나있대? 신기하네.“
빛바랜 자는 티시의 형태에 신기해하면서도 그녀의 활약을 지켜보고 싶었다. 그런데 웬걸, 티시는 소환되고서 뱀인간을 뚫어져라 보더니 갑자기 빛바랜 자를 돌아보았다.
“어, 어, 왜?”
티시는 말없이 바라보았다. 후드 아래로 보이는 건 없었다. 얼굴이 있기나 한 건지 어둠 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시선이 느껴졌다.
“아니, 왜? 너 설마……”
티시는 고개를 휙 돌리더니 뱀인간에게 달려들었다. 그녀가 휘두른 검기가 뱀인간을 단숨에 도륙냈다. 그걸 본 빛바랜 자는 환호했다. 그러다 등에서 느껴지는 아찔한 충격에 바닥을 굴렀다.
“카흑, 뭐야……?!”
바퀴 달린 아이언메이든. 소위 납치하는 소녀인형이라 불리는 놈이 팔에 달린 기괴한 톱날을 들어보였다.
키이이잉-
빛바랜 자는 경악하며 허리춤에서 단검을 뽑아들었다. 어디에서나 흔히 구할 수 있는 평범한 무쇠 대거였다. 그는 하나를 집어 들고 무심결에 반대쪽 허리춤에 손을 가져갔다.
그런데 만져지는 건 허공이었다.
“어?”
빛바랜 자는 당황해서 시선을 내렸다. 허리춤이 휑했다. 허리 아래로 갑옷 한 조각 없었다. 그러고보니 등 뒤를 공격당할 때 화끈거렸는데 설마 등갑옷과 하갑주가 통째로 갈려나갔을 줄 몰랐다.
“아이씨, 이런……!”
빛바랜 자는 다급하게 성배병을 들이키며 바닥을 굴렀다. 한 발 늦게 소녀인형의 톱날이 바닥을 갉았다. 갑옷마저 순식간에 분쇄하는 톱날은 땅바닥을 박살냈다.
“티시! 티시! 티시……!!”
빛바랜 자는 다급하게 티시를 불렀다. 그 외침과 동시에 새빨간 검기가 날아가 소녀인형을 때렸다.
“좋았어!”
빛바랜 자는 상갑밖에 없지만 단검을 꽉 쥐고 달려들었다. 티시 역시 비행하듯이 미끄러지며 뒤를 따라왔다.
*
“헉…… 헉…… 아이씨…… 이것들이 제일 힘들어…… 왜 움직이면서 살아있지는 않은 거래…….”
빛바랜 자는 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골랐다. 사방팔방 흩어진 금속 조각들. 방금까지 진빠지게 상대했던 소녀인형의 파편이었다. 상성도 안 좋은데다 기습까지 당했으니 상당한 혈전을 벌였다. 덕분에 갖고 있던 성배병도 거의 다 써버렸다. 피도 멎었고 상처도 다 나았지만 무장이 엉망이 되었다. 지금 몸을 가릴 수 있는 게 상갑이 끝이었다.
빛바랜 자는 병에 남은 한 방울의 성배를 마시고 빈 병을 내던졌다. 이제 더 앞으로 나아갈 상황이 아니었다. 그는 머리를 벅벅 긁다가 뒤를 슥 돌아보았다.
티시는 멀뚱히 서있었다. 주변을 관찰하듯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빛바랜 자는 숨을 고르며 그 모습을 보다 휘청거리며 일어났다.
“후우, 이제 됐다…… 축복에 가서 쉬어야겠어.”
그는 흐느적거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이제 끝났다는 생각에 마음을 놓았다.
그래서 기습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촥-
발소리도 나지 않았다. 그저 갑옷의 마찰음과 바람이 스치는 소리에 반응했다.
빛바랜 자는 화들짝 놀라며 단검에 손을 가져가며 몸을 돌렸다. 하지만 기습한 상대의 속도와 대처가 더 빨랐다.
착-
상대는 순식간에 등 뒤를 점하고 목덜미를 붙잡았다. 커다란 손은 순식간에 목의 혈도를 눌렀고 다른 손은 단검을 쥔 손목을 틀어쥐었다.
“이익……!”
빛바랜 자가 오른손을 들어 팔을 붙잡았다. 뭔가 익숙한 재질의 무장이었다. 시선을 살짝 돌리니 어둠 밖에 보이지 않는 후드가 보였다.
티시였다.
“너……!”
빛바랜 자도 유약하지 않았다. 비록 힘이 빠져 있다고 한들 반격을 못하는 건 아니었다. 그의 오른주먹이 티시의 머리를 노리고 휘둘러졌다. 그때 티시가 단검을 쥔 왼손을 비틀었고 목을 짓누르며 들어올렸다.
“카흑……!”
빛바랜 자는 그대로 단검을 놓쳐버렸고 주먹도 허공을 때렸다. 발이 살짝 떠오를 정도로 들리니 목에 압박이 가해져서 숨쉬기도 힘들었고 고통도 심했다.
“훅…… 흑……”
몸에 힘이 풀렸다.
이대로 죽는구나 싶었다. 역시 다른 뼛가루를 써야 한다고 후회가 들었다.
그렇게 오른팔이 내려가고 두 발이 땅에 다시 붙었다. 숨을 쉴 수 있게 되었을 때 티시가 붙잡았던 왼손이 자유로워짐을 느꼈다.
빛바랜 자는 그녀가 뭘 하려는지 몰랐다. 목을 졸라 죽이려는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설마 이대로 쉽게 끝내기 싫어서 끔찍한 고통을 주려는 건가 싶었다. 그런 걸 당할 거라면 차라리 혀를 깨물고 자결을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빛바랜 자는 혀를 깨물려다 아랫도리에서 느껴지는 위화감에 시선을 내렸다.
“헙-”
왼손을 붙잡았던 티시의 왼손이 엉뚱한 걸 붙들고 있었다. 빛바랜 자는 자신의 가랑이에서 우뚝 솟은 해면체를 보고 헛숨을 들이켰다. 너무 당황한 나머지 자신이 무슨 짓을 당하고 있는 건지도 이해하지 못했다.
빛바랜 자는 빠르게 머리를 굴려 생각을 정리했다.
지금 티시는 그의 뒤에서 붙잡고 음경을 틀어쥐고 있다. 자신은 음경을 뻣뻣하게 발기시켜놓고 티시에게 붙잡혀있었다.
그렇게 결론을 내리니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
이게 대체 왜?
그런 생각도 갑자기 티시가 손을 슥슥 움직이면서 흩어졌다. 혹시나 급소를 붙잡고 겁박하는 건가 싶었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진짜 애무를 해주는 것처럼 문질러주고 있었다.
그 점이 빛바랜 자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자신이 착각했다고 생각한 게 현실이었고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지금 티시는 소위 대딸이라고 불리는 짓거리를 하고 있었다.
“이봐, 대체 왜 이러는……”
빛바랜 자는 자기도 모르게 그녀의 팔을 붙잡고 물었다. 그러자 티시가 그의 음경을 힘껏 쥐었다.
“어윽……!”
빛바랜 자는 그 악력에 놀라면서도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아채고 손을 내렸다. 그러자 터질 듯이 쥐어졌던 음경은 사르르 풀렸다. 그리고 아까처럼 손으로 슥슥 문질러졌다.
빛바랜 자는 그저 티시에게 붙잡힌 채 무방비하게 생식기를 만져졌다. 목줄을 쥐던 손도 이제는 허리를 끌어안았다. 도망치지 못하게 하면서도 주저앉지 못하게 받쳐주고 있었다. 그래서 빛바랜 자는 자기도 모르게 점점 다리에 힘도 풀려 그녀에게 기댔다.
얼기설기 꿰여진 경갑옷의 단단함과 가죽재질의 촉감이 느껴졌다. 화산관의 열기 때문인지 체온은 식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성기가 만져지니 몸의 흥분이 그치지 않았다. 그래서 땀이 조금씩 새고 발기한 음경에도 힘이 더 들어갔다. 이 욕정 덩어리 해면체는 주인의 마음도 이해하지 못하고 점점 굵어져갔다.
“흣…… 흐읏……”
음경을 쥔 손에 점점 신경이 쏠렸다. 분명 갑주로 뒤덮여 있건만 닿는 느낌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검을 쥐기 편하게 하려고 내부는 가죽 재질로 만든 건지…… 손가락이 쥐는 느낌이 세세하게 느껴졌다. 단단한 금속질의 느낌도 없어서 좋았다. 거기에 화산관에서 뿜어지는 열기 때문인 건지 온기 역시 적당히 좋았다.
그렇게 분위기에 취해서일까. 올곧게 뻗어있는 빛바랜 자의 음경에서는 쿠퍼액이 방울방울 새어나왔다.
티시의 손은 묵묵히 음경을 쓸어주다 쿠퍼액이 흘러내리자 귀두까지 훑는 범위를 넓혔다. 마냥 훑기만 하던 손이 이젠 본격적으로 애무를 시작했다.
우선 쿠퍼액이 흐르는 귀두는 세 손가락으로 감쌌다. 엄지와 검지, 중지가 뒤덮었는데 상당히 굵게 부푼 귀두인데도 티시의 손가락이 커서 전부 덮여버렸다. 그 상태로 손가락 마디마디 움직이며 쓸어주니 빛바랜 자의 허리가 들썩였다.
손가락 하나하나가 자아를 갖고 움직이는 거 같았다. 장갑 위로도 이 정도일진데 맨살은 어떨까.
그런 생각에 침을 삼키고 있을 때 갑자기 음경을 어루만지던 손길이 떨어져나갔다. 그러더니 철그럭거리며 장갑을 벗는 소리가 들리더니 아까보다 좀 서늘하지만 확실히 피부와 같은 촉감이 와닿았다.
빛바랜 자는 그 느낌에 시선을 내리려 했다. 그러자 허리를 감싼 티시의 팔이 확 올라오더니 그의 턱을 쥐었다. 그리고 고개를 티시의 얼굴 쪽으로 돌리게 했다.
여전히 심연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 어둠 안에 얼굴은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새까맸다. 그런 얼굴 아닌 얼굴을 보는 와중에도 음경을 훑는 손길은 더 세심해졌다. 오히려 장갑을 꼈을 때보다 심해졌다.
귀두를 살짝 쥐었다.
검지로 훑는 건가?
세 발가락 새다리처럼 귀두를 붙잡더니 손가락 끝으로 귀두를 살살 간지럽혔다. 그러다 요도구를 손가락 끝으로 누르더니 꼼지락대며 구멍 부근을 자극했다. 중지와 엄지는 음경이 도망갈새라 귀두의 경계선을 꽉 붙들었고 나머지 소지와 약지는 간간이 음경의 옆구리를 간질였다.
음경의 끝부분만 자극하니 빨갛게 달은 귀두는 어쩔 줄 몰라 움찔댔다. 그렇게 몇 번 귀두를 애무하던 손은 다시 음경을 훑고 내려갔다. 귀두를 자극하던 손가락에 쿠퍼액이 묻어서 그런지 쓱 훑고 내려갈 때는 조금 찐득한 느낌이 들었다.
슥-
삭-
슥-
삭-
슥삭 슥삭 슥삭
살결이 스치는 소리. 한껏 움켜쥔 음경은 손가락과 손바닥에 스치며 부르르 떨었다. 어쩔 때는 한계까지 꾹 쥐고 빠르게 문지르고, 어쩔 때는 손가락이 스칠 정도로만 닿은 상태에서 느긋하게 쓰다듬었다. 또 어쩔 때는 귀두 근처를 검지와 엄지로 조인 뒤 깔짝거리며 자극했다.
점점 정신이 몽롱해졌다. 티시의 손기술에 금방이라도 사정해버릴 거 같았다.
그때 티시가 반댓손의 장갑도 벗었다. 그러더니 빛바랜 자의 턱을 들게 하고 자기의 머리를 그 밑에 끼워넣었다. 이제 고개를 숙이지도 못했다. 멍하니 하늘만 본 채 계속 음경이 만져졌다.
이윽고 티시의 오른손이…… 정확히는 검지와 중지가 입 안으로 들어왔다. 혓바닥을 손가락으로 꾹 누르고 혀뿌리까지 훑고 들어갔다. 잠시 헛구역질을 할 뻔 했는데 손가락이 뒤로 빠졌다. 손가락은 다시 혓바닥만 꾹꾹 누르다 갑자기 혀 밑으로 파고 들었다. 속을 긁어내는 건지 입밖으로 침이 흘러나왔다. 턱도 질척해졌지만 일부는 티시의 손바닥으로 옮겨갔다.
티시의 손이 떨어져나가는 건 그녀의 손이 침범벅이 된 뒤였다. 빛바랜 자 역시 허겁지겁 물을 먹은 개처럼 입 주변이 질척해진 채 숨을 헐떡였다. 이렇게 입을 희롱하는 와중에도 음경은 계속 훑어지고 있었다. 그것도 느긋하게 만져져서 그런지 가슴 박동이 심해질 정도로 안달이 났다.
혹시 이걸 노린 건가 싶다가도 그녀에게 완전히 속박된 상태에서 더 이상 생각하는 건 무의미하다고 느껴졌다. 뒤는 완전히 그녀에게 감싸졌다. 왼쪽은 티시의 왼팔이 속박했다. 오른쪽은 티시가 머리를 디밀고 있어서 끼워졌다. 여기에 오른팔까지 합류해서 완전히 안겨버렸다.
츠덕-
“흡……!”
차가운 액체가 닿았다. 분명 빛바랜 자 자신이 흘린 침이었다.
티시의 푹 젖은 오른손은 음경의 귀두에서부터 뿌리까지 훑고 들어갔다. 그렇게 미끈해진 음경은…… 티시의 두 손에 붙들렸다. 양손검처럼 붙잡힌 음경은 이제 두 손에 희롱 당했다. 손 하나만 해도 감당하지 못했는데 2개의 손은 정말 현란하게 그의 생식기를 괴롭혔다.
빛바랜 자 역시 쌍수검을 쓰기에 알고 있었다. 두 손을 따로 움직이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티시는 음경을 만지는 데 그 어려운 걸 해내고 있었다.
오른손바닥으로 귀두를 꾹 누르고 쓰다듬었다. 그러다 다섯 손가락을 기울여 귀두의 경계선을 간질였다. 그 사이 왼손은 음경의 몸통 부분을 꾹 쥐고 문질렀다. 그러다 한 번 움켜쥔 상태로 손가락을 번갈아 움직이며 주물렀다.
그러다 두 손의 역할을 바꾸기도 했다. 왼손으로 귀두를 자극하나 싶더니 손가락으로 고리를 만들고 음경의 앞쪽 부근을 슥슥 훑어주었다. 오른손은 아래로 내려가더니 음낭을 가볍게 쥐고 손바닥 안에서 느긋하게 굴려주었다.
빛바랜 자는 지친 개처럼 헐떡였다. 열기는 식지 않고 티시의 손기술은 점점 정신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손가락 끝이 간질이고 손가락 마디가 훑어지며 손바닥이 비벼지고 손 전체가 문질러졌다.
어느 새 정신을 차리고 보니 티시의 두 손은 완전히 음경을 쥐고 있었다. 그대로 음경을 적당히 쥔 두 손은 뿌리부터 귀두까지 빠르게 왕복하며 사정감을 끌어올렸다. 어떻게든 버티고 버텼던 빛바랜 자는 그 단계가 되니 서서히 허리가 휘어지며 하반신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리 보니 티시가 손으로 음경을 뽑아내려 하는 것처럼 보였다.
쯔덥- 쯔덥-
손가락이 빼곡이 차있는 구멍. 침과 쿠퍼액으로 메워진 빈틈. 그 안에서 힘껏 비벼지는 음경,
“흐웃…… 흣……! 흣……! 흐읏……!”
여기에 티시의 숨결이 더해졌다. 빛바랜 자의 목덜미에 티시의 간질거리는 숨이 끼얹어지며 소름이 확 끼쳤다.
음경을 문지르는 두 손은 더욱 빨라졌다. 숨결 역시 거칠어졌다.
티시는 분명 영체인데 왜 호흡을 하는지 중요하지 않았다. 음경을 만지는 손길 역시 왜 이렇게 기분 좋은지 따질 수 없었다.
빛바랜 자의 하반신은 점점 앞으로 나아갔다. 반대로 상체는 뒤로 넘어갈 듯 했다. 그의 머리는 티시의 어깨에 얹어졌다. 뱃속에서부터 시작된 뜨거운 사정감은 음경 전체를 뜨겁게 달구었다. 이제는 참을 수조차 없을 정도로 쾌락이 쌓였다.
그의 두 발이 까치발로 섰다. 음경은 힘을 꽉 주니 딱딱해졌고 전신의 근육이 경직되었다.
쯉- 쯉- 쯉-
음경을 비비는 소리는 찐득해졌다. 목덜미에 숨을 흘려넣던 티시는 이제 이를 세워 목을 살짝살짝 깨물었다.
“아……! 아……!!”
빛바랜 자는 외마디 비명을 딱 두 번 지르고 사정했다. 극한까지 발기한 음경은 억눌린 물을 뿜어내는 것처럼 정액을 사출했다. 새하얗게 뿜어진 체액은 저 멀리 뻗어나갔다. 쭉쭉 날아간 정액이 바닥을 더럽힌 동안 티시는 말없이 사그라지는 음경을 주물러주었다. 그렇게 정액을 쭉쭉 싸지르던 음경은 이제 몇 방울 밖에 나오지 않는 정액을 뚝뚝 흘리며 늘어졌다.
티시는 음경을 몇 번 더 주물러주다 고개를 들었다. 그의 귀에 대고 입술을 살짝 갖다대고 비비적거렸다.
“흐…… 아아아…… 흐하……”
빛바랜 자가 흐느끼며 주저앉았다. 그 후 티시는 사라졌다.
“뭐야…… 대체……”
빛바랜 자는 수치심에 소름이 끼쳤다. 그대로 쓰러질 뻔했지만 다급히 축복으로 돌아갔다.
*
그런 일이 있었던 뒤로 빛바랜 자는 섣불리 티시를 소환할 수 없었다. 당장 그녀를 부른다면 자괴감에 몸서리칠 거 같았다. 다행히 계속 나아가면서 그녀를 부를 일은 없었다. 다른 뼛가루도 있었고 그걸로 불러낸 영체만으로도 충분히 적들을 물리칠 수 있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신의 살갗의 사도……!
감옥거리를 어찌저찌 돌파해서 도달한 곳에는 기괴한 살덩어리가 서있었다.
‘저 두터운 살점 때문에 칼이 안 들어가는데……!’
빛바랜 자는 녀석을 지나쳐야하나 고민했다. 하지만 다른 통로를 가기 위해서는 녀석이 있는 장소에 도달해야 했다. 이대로 화산관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도 됐지만 지금 도망쳐봐야 달라지는 건 없었다.
그래서 여러 영체를 불렀다. 하지만 전부 사도를 꺾지 못했다.
남은 건 단 하나.
빛바랜 자는 티시의 뼛가루를 내려다보며 종을 꽉 쥐었다.
이전에 벌어졌던 일이 생각나긴 했지만 지금은 그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 아마 잠깐 이상해진 것일뿐 지금 부르면 괜찮지 않을까란 희망을 품었다. 그때를 떠올리니 갑자기 아랫도리가 찌릿거렸지만 심호흡을 하며 내면을 다스렸다.
짤랑- 짤랑-
이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
결국 티시를 불렀다. 그녀는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다 갑자기 고개를 홱 틀어 빛바랜 자를 보았다. 그러더니 사도에게 향하던 걸음을 빛바랜 자에게로 바꿨다.
“……어?”
빛바랜 자는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어찌나 당황했는지 성당 벽에 등이 닿을 정도로 물러나고 말았다. 어떤 상황에서도 퇴로를 찾아내고 대응하던 그가 티시의 접근에 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티시는 빛바랜 자를 향해 똑바로 나아갔다. 그리고 그가 벽에 가로 막힌 순간 팔로 그의 가슴팍을 밀어 벽에 몰아붙였다.
“또, 또 왜 그래? 대체 뭐가 불만인 거야……?”
빛바랜 자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조금이라도 큰 소리를 내면 사도가 알아차릴 것이다. 그래서 목소리를 낮췄고 소리도 내면 안됐다. 그러나 당황한 건 당황한 거고 따질 건 따져야 했다.
티시는 말이 없었다. 그저 빛바랜 자를 밀어붙여두고 얼굴을 가까이 붙였다. 정면에서 바라봐도 얼굴의 윤곽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표정을 볼 수 없으니 그녀가 무슨 생각인지, 뭘하고 싶은 건지 유추조차 할 수 없었다.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했다.
츠칵-
티시는 새빨간 검기를 흘리며 빛바랜 자의 하갑주를 분해해버렸다. 빛바랜 자는 당황하면서도 섣불리 반항할 수 없었다. 애초에 지금 거리를 준 시점에서 티시에게 주도권을 빼앗겼다. 아니, 이전에 뒤를 잡혔을 때부터 죽은 거나 다름없었다.
한 번 그 경험을 하고 나니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티시가 갑주를 분해해버리고 다시 아랫도리에 손을 가져가도 저항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그녀가 해를 끼치려는 게 아니란 걸 알았으니 더더욱 반항하기 애매했다. 지금 이유를 찾는다고 하면 조용히 해야 하니 그만두라 말할 수 있겠지만…… 그런 말조차 하지 못했다.
티시는 빛바랜 자의 음경을 쥐면서 가슴팍을 밀친 왼팔을 슬쩍 들었다. 그러면서 검지를 세워 그의 입술을 꾹 눌렀다. 마치 조용히 하란 듯한 수신호였다. 그렇게 입술을 누른 채 어느 새 갑주를 벗어버린 오른손이 옛날 옛적에 발기한 음경을 슬쩍 쥐었다.
츳- 츳- 츳-
갑옷을 계속 벗지도 않았고 화산관의 열기도 있었으니 음경이 땀에 푹 절어있었다. 그 덕분에 이번에는 입이 헤집어지지 않고도 음경만 문질러졌다. 촉촉하게 젖은 음경은 티시의 부드러운 손놀림에 능욕당했다.
이번에도 아래를 볼 수 없었다. 티시의 왼손이 턱을 받치기도 했고 왠지 모르게 빤히 마주보는 티시에게서 눈을 뗄 수 없어서였다.
“후…… 흐……”
빛바랜 자는 잠시 마음을 놓아버렸다. 멀지 않은 곳에 사도가 있다는 것도 잊어버린 듯이 나직하게 신음을 뱉었다. 그러자 티시의 얼굴이 눈앞에 다가왔다. 바로 눈앞에 얼굴이 있어야 하는데도 윤곽 하나 보이지 않았다. 그 이질감과 기괴함에 잠시 소름이 끼쳤고 긴장까지 됐다.
“이번엔 왜 또……?”
간혹 영체들이 자기주장을 표현할 때는 발성기관을 구현하거나 교감을 시도하곤 했다. 하지만 티시는 그런 게 없었다. 이번에도 그녀는 의미를 알 수 없는 행동만 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가 얼굴을 더 가까이 붙이고 입을 맞춰올 때까지 그녀의 목적을 알지 못했다. 부드러운 입술이 느껴지고 혀가 파고 드는 순간 본능적으로 혀를 내밀어 뒤섞었다. 그렇게 티시의 후드가 빛바랜 자의 얼굴을 살짝 뒤덮은 채 두 사람의 키스가 시작되었다.
빛바랜 자는 호흡까지 빨려들 거 같은 키스를 하며 그녀의 의도를 대강 알아차렸다.
소리를 막아버린 것이다. 그녀는 여전히 팔로 가슴팍을 누르며 빛바랜 자를 벽에 고정시키려 들었다. 그 상태로 계속 음경을 오른손으로 훑어주었다.
쪽- 쫍-
빛바랜 자는 점점 분위기에 휩쓸렸다. 게다가 사도가 근방에 있으니 긴장을 한 상태에서 벌이는 은밀하고도 음란한 행위에 몰두하게 되었다.
티시의 손가락이 음경을 살짝 받쳐든 채 쥐었다. 그대로 음경을 뽑아낼 기세로 힘을 주어 강하게 문질러주었다.
키스를 나누는 입도 몹시 바빴다. 입술을 서로 맞비비며 혀를 열심히 뒤섞었다.
빛바랜 자는 키스를 나누면서도 얼굴을 보려고 눈에 힘을 주었다. 하지만 도무지 보이지 않았다. 어둠에 좀 익숙해지나 싶었지만 보이는 건 없었다. 대신 그녀의 콧대와 입술의 형태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입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입술은 도톰했다. 코는 끝이 간간이 스치는 걸 보면 콧대가 높은 듯 했다. 빛바랜 자는 무심결에 손을 올렸다가 티시에게 손을 붙잡혔다. 티시는 그대로 다른 손도 끌어오더니 빛바랜 자의 머리 위로 두 손을 고정시켰다.
그렇게 빛바랜 자는 두 손이 티시의 손에 붙잡힌 채 키스와 핸드잡을 받아야 했다.
상당히 무력해지는 포지션이었다. 게다가 왠지 모를 자괴감까지 느껴졌다. 하지만 자존심이 상처를 입을수록 몸에 가해지는 쾌락은 강렬해졌다.
쭙- 쭙-
빛바랜 자는 오들오들 떨면서 이번에도 하반신을 들썩였다. 호흡이 뒤엉킬 정도로 키스를 하면서 음경이 만져지니 평소보다 흥분되었다. 거기다 은밀하게 벌이는 행위라는 상황 자체도 흥분에 가세해주었다.
“흐훕- 훕-”
빛바랜 자는 티시의 입안에 신음을 뱉으며 땀을 뻘뻘 흘렸다. 티시는 쉬지 않고 혀를 움직이며 키스를 주도했다. 심지어 호흡까지 그녀의 손아귀 안이었다. 헛숨을 들이키려 할 때는 티시가 숨결을 불어넣었다. 숨을 뱉으려 할 때는 티시가 숨을 들이켰다. 그렇게 그녀의 뜻대로 호흡이 이어지나 싶더니 어느 순간 빛바랜 자의 볼이 부풀 정도로 숨이 들어왔다.
한 번 호흡이 꼬이는 순간 티시가 숨결과 함께 그의 혀를 빨아냈다. 그러더니 혀뿌리가 당겨질 정도로 혀를 얽어대며 키스를 해댔다. 왠지 모르게 보통 사람보다 혀가 길다고 생각했고 체격 차이가 나는만큼 혀도 긴 건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쪽-
한 번 강하게 숨을 빨아들이고나서는 티시가 그의 손을 자유롭게 풀어주었다. 하지만 빛바랜 자는 허튼 짓을 하지 못했다. 그저 얌전히 두 주먹을 쥐고 쾌락에 몸서리쳤다.
그가 가만히 있으니 티시는 이번에도 두 손으로 음경을 만져주었다. 그리고 이전보다 훨씬 이른 사정을 받아주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전과 좀 달랐다.
퓻-
정면에 서있던 티시는 빛바랜 자의 힘찬 사정을 맞이했다. 그녀의 갑옷 구석구석 정액이 흩뿌려졌다. 두 손 역시 정액으로 더럽혀졌다.
그제야 빛바랜 자는 그녀의 두 손을 볼 수 있었다. 영체여서 그런지 푸른빛이었다. 심지어 반투명해서 손등과 손바닥, 손가락에 묻은 정액이 전부 비춰졌다.
티시는 말없이 두 손 흥건히 묻은 정액을 내려다보았다. 그걸 본 빛바랜 자는 숨을 고르며 눈을 데굴데굴 굴렸다. 비록 반강제적이었지만 자신의 체액으로 더럽혀진 티시를 보고 있자니 양심에 찔렸다.
그때 티시가 두 손을 슥 들어올렸다. 그녀의 두 손이 후드로 빨려들어갔다. 그녀의 두 손은 다시 보이지 않게 되었다.
쪼로롭- 쫍- 쫍- 쪼록- 쮸르릅-
후드 안에서 엄청난 소리가 났다. 곧이어 다시 모습을 드러낸 두 손은 깨끗해져있었다. 티시는 자신의 손을 보더니 빛바랜 자를 보았다. 곧이어 그녀의 몸이 흐릿해졌다.
티시는 사라졌다. 빛바랜 자가 흩뿌린 정액을 덕지덕지 묻힌 채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빛바랜 자는 멍하니 그 자리에 있다가 한 발 늦게 반응했다. 사정으로 늘어진 음경은 방금 보았던 광경을 복기하며 엄청난 기세로 발기했다. 핏줄이 도드라지고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하…… 아……”
빛바랜 자는 주저앉았다.
‘대체…… 뭐냐고……’
*
그 이후로 빛바랜 자의 여행은 조금 이상해졌다. 곤경에 처하게 되었을 때 티시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 그때가 될 때마다 티시는 빛바랜 자의 정액을 뽑아냈다. 그래서 전투 시작 전에는 기가 빨려서 자리를 피해야 했고 전투가 끝난 뒤였다면 축복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덕분에 그의 여정은 진전이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티시 때문에 이상한 취향에 눈을 떠갔다. 이대로 가다가는 티시에게 영원히 정액이 뽑히며 끝장이 날 거라는 생각에 반항도 해보았다.
“이제 그만해……! 머리가 이상해질 거 같다고……!!”
빛바랜 자는 그녀를 진심으로 상대할 수 없었다. 특기인 쌍수 단검을 들고 시작했어도 가벼운 마음으로는 이길 수 없었다. 티시는 순식간에 빛바랜 자를 제압해버렸다. 그렇다고 진심을 다해 싸우기도 애매했다. 따먹히기 싫어서 그런다고 하면 얼마나 모양빠지던가!
티시는 무릎으로 팔을 짓누르고 상체에 올라탄 채 내려다보면서 음경을 쓸어주었다.
이런 식으로 제압하여 핸드잡을 벌인 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앞서 매번 소환할 때마다 티시가 앞에서든 뒤에서든 빛바랜 자를 제압했다. 이번에도 그랬다. 빛바랜 자는 무력하게 정액이 뽑혔고 티시는 돌아갔다. 지금도 그때와 다를 게 없었다. 이번에도 티시는 빛바랜 자를 깔아뭉갠 채 마음껏 음경을 어루만졌다. 덕분에 빛바랜 자는 무력하게 사정해버렸고 티시는 손에 흥건히 묻은 정액을 핥으며 돌아갔다.
빛바랜 자는 매번 그녀가 떠나가고 터덜터덜 축복으로 돌아가 드러누웠다.
“아흐으……”
이건 아니다.
계속 그녀에게 정액이 뽑히다보니 이제는 그녀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발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인지 점점 그녀를 거부할 수 없었다. 간혹 잠을 청할 때면 티시가 꿈에서 나와 몽정을 한 적도 있었다.
결판을 내야 한다. 그러나 생각과 달리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티시와 마주하면 온몸이 긴장해버린다. 그녀에게 사정당할 준비를 하는 것처럼 몸에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빛바랜 자는 머리를 북북 긁으며 마음을 다스렸다. 불행 중 다행은 사정 한 번으로 끝이 난다는 점이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지금쯤 정액이 잔뜩 뽑혀 말라 비틀어졌을지도 몰랐다.
‘그것만큼은 사양이야……!’
틈새의 땅에 오기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전사로서 죽는다는 마인드는 없었다. 그렇다고 복상사로 죽는 건 사양이었다.
‘가장 먼저 급박한 상황에서만 부른다. 그리고 최대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 짓을 하지 말라고 설득하는 거야.’
빛바랜 자의 계획은 나름대로 철저했다.
그러나 그게 이루어지는 건 아니었다.
*
짤랑- 짤랑-
빛바랜 자는 이번에도 티시를 불러냈다. 티시는 슬쩍 빛바랜 자를 보았다. 당황한 빛바랜 자는 다급하게 뒤를 가리켰다.
“저기! 저기!”
티시는 뒤를 돌아보았다. 거기에는 해골들이 흐느적거리며 서있었다.
찰각-
티시는 말없이 해골들을 향해 나아갔다. 빛바랜 자는 안도하면서도 티시를 주시했다.
쭉 뻗은 팔다리. 몸의 굴곡을 살린 갑옷 덕분에 도드라지는 몸매. 뒤에서만 봐도 이 녀석이 여자란 걸 알 수 있었다. 커다란 키에 어울리지 않게 비율도 좋았다.
한순간 티시가 여성이란 걸 인식한 순간 빛바랜 자의 아랫도리에 피가 쏠렸다. 그는 땀을 뻘뻘 흘리며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깨달았다.
‘아, 아니야! 이건 아니야! 내가 저런 걸 보고 흥분할 리가 없잖아! 지금까지 당했던 것도 전부 억지로 한 거고……!!’
빛바랜 자는 숨을 헐떡이며 고개를 털었다. 아무리 외면하려고 해도 티시의 뒷태가 아른거리며 떠나가지 않았다.
아.
빛바랜 자는 뒤늦게 자신의 상태를 깨달았다.
‘흥분한 거야? 나…… 계속 그런 짓 당했으면서……?’
그가 멍하니 있는 동안 근처에서 해골이 솟아났다. 녀석은 소리없이 다가와 빛바랜 자의 등을 노리고 검을 휘둘렀다.
산 자에 대한 원망. 삶에 집착하는 죽음의 존재는 이가 빠지고 녹슨 검으로 생명체의 뒤를 노렸다.
삭-
빛바랜 자는 곧장 쪼그려 앉아 검을 피했다. 두 손은 이미 허리춤에 걸린 단검 두 자루에 가있었다.
스학-
빛바랜 자는 쪼그린 자세로 몸을 반 바퀴 돌리며 단검을 뽑았다. 그리고 해골의 무릎 부분을 베어냈다.
카각-
해골은 휘청거리며 앞으로 고꾸라졌다. 빛바랜 자는 그 틈에 몸을 옆으로 기울이며 앞으로 튀어나갔다. 해골을 지나쳐가면서도 녀석의 어깨를 찍어 팔을 떨어뜨렸고 척추 틈새에 단검을 꽂아넣어 머리를 떨어뜨렸다.
투과곽-
해골은 단숨에 무너져내렸다. 빛바랜 자는 순식간에 해골을 박살냈다. 그러면서도 다시 움직이려는 해골의 두개골을 발로 밟아 으깨버렸다.
“아니라고!!”
빛바랜 자는 스멀스멀 기어 올라오는 해골들을 향해 몸을 날렸다.
그는 겁이 많았다. 그래서 속도를 추구했고 확실하고 빠르게 적을 끝장내는 걸 선호했다. 그래서 그는 티시가 해골을 전부 정리하기도 전에 더 많은 수를 처치했다. 그러고도 시간이 남아 흐르는 땀을 닦으며 숨을 고를 수 있었다.
톡- 톡-
빛바랜 자는 어깨를 치는 손길에 화들짝 놀라 단검을 휘둘렀다. 단숨에 거꾸로 쥔 단검의 칼날이 후방을 노리고 휘둘러졌다. 물론 그 공격은 닿지 않았다.
탑-
티시는 단검을 막아내고 흥분으로 헐떡이는 빛바랜 자를 바라보았다. 빛바랜 자는 당황해서 팔에 힘을 빼며 손을 늘어뜨렸다.
“하아…… 하아…… 하아……”
빛바랜 자는 한바탕 몸을 움직이니 좀 진정된 것 같았다. 물론 본인만 그렇게 생각했을 뿐, 이미 아랫도리는 뻣뻣하게 뻗어있었다. 그래서 갑옷 틈새로도 불룩 튀어나온 게 보일 정도였다.
“너 대체 나한테 왜 그러-”
빛바랜 자는 말을 하다 말고 티시의 손가락을 보았다. 그녀는 빛바랜 자의 가랑이를 가리키고 있었다.
“너 설마, 또……”
티시는 말없이 바라보았다. 이번에는 이전처럼 강압적으로 덮치지 않았다. 그렇다고 물러날 생각도 없어 보였다.
“……후우, 후.”
빛바랜 자는 단검을 내던졌다. 그러더니 하갑을 덜그럭거리며 풀어내고 땀과 열기에 젖은 음경을 내보였다.
“……자.”
티시는 기다렸단 듯이 다가와서 장갑을 벗고 그의 음경을 쥐었다. 이번에는 처음부터 두 손으로 상냥하게 어루만져주었다. 딱딱하게 솟은 음경은 그녀의 부드러운 손길에 금방이라도 녹아버릴 거 같았다.
티시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몸을 숙여 빛바랜 자의 귀를 잘근잘근 씹어주었다. 가끔 혀가 귓바퀴를 훑고 들어와 귓구멍까지 후벼팠다.
“으흐으으…… 으흣……”
빛바랜 자는 다리에 힘이 풀리는지 서서히 주저앉았다. 티시는 그를 따라 한쪽 무릎을 꿇으며 자세를 낮췄다.
슥- 슷- 슷- 슷-
편하게 바닥에 앉으니 나른해졌다. 긴장이 풀린 몸은 쾌락에 좀 더 예민하게 반응했다. 아예 포기해버리고 몸을 맡겨버리니 피가 좀 빠르게 돌아서 음경도 훨씬 거대해졌다.
“후…… 읏……”
빛바랜 자는 눈을 감고 오들오들 떨었다. 사정감은 금세 찾아왔다.
퓻-
그리고 사정 때마다 번번이 사방팔방 튀던 정액은 티시의 한 손에 모아졌다. 귀두를 감싼 커다란 손이 흘러나온 정액을 전부 움켜쥐었다. 그건 그대로 티시의 얼굴로 향했다.
후르릅-
손바닥에 고인 정액을 마시는 소리가 났다. 그녀가 이렇게 정액을 먹은 건 이번이 두 번째였다. 몇 번이나 당했지만 종종 튄 걸 핥거나 손에 묻은 걸 깨끗하게 닦아내는 정도였다.
그래서 티시의 소리와 애무에 유달리 두근거렸다.
꿀꺽-
게다가 삼키는 소리까지……!
빛바랜 자는 정신이 아찔해졌다. 지금 상태면 흥분이 식지도 않을 거 같았다. 피가 하도 아랫도리에 집중되어 머리가 어질거리고 가랑이가 욱씬거렸다.
“아하흐…… 하아……”
빛바랜 자는 숨을 고르며 바닥에 풀썩 누웠다. 좀 쉬다가 자리를 떠날 생각이었다.
그런데 위화감이 들었다. 고개를 드니 티시가 다리 사이에 멀뚱히 무릎을 꿇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한 번 사정하면 사라지는데……?
그때 빛바랜 자는 자기 다리 사이에서 벌어진 일에 눈을 크게 떴다. 그의 음경은 가라앉지 않았다. 귀두는 훨씬 더 빨개졌고 음경에 핏줄이 돋아났다. 어쩐지 아래쪽이 아프다 싶었는데 경황이 없어서 인지하지 못했다.
그런데 티시는 어째서 여기에 있는 것인가.
그 생각을 하는 사이 티시가 허벅지에 손을 얹었다. 그녀의 어둠 밖에 보이지 않는 얼굴이 서서히 내려왔다.
설마?
혹시?
그럴 리가?
빛바랜 자는 그녀가 뭘 하려는지 알아챘다. 당황해서 입술을 파르르 떨면서 내려오는 얼굴을 보며 숨을 멈추었다.
당황과 기대. 그리고 고민.
이미 손으로 열심히 뽑혔던 빛바랜 자는 티시가 이렇게까지 할 줄 몰랐다. 그리고 손도 그렇게 좋았는데 그녀가 작정하고 입으로 빨아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궁금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까지 당하고 몸을 내줘도 괜찮을 걸까 망설여졌다.
다가온다. 티시의 얼굴이 다가온다……!
쭈르릅-
“허흡……!”
티시의 입이 귀두에서부터 음경을 빨아 들였다. 겉으로 볼 때는 어둠 속에 음경이 사라지는 거 같았다. 그의 음경이 결코 짧고 얇은 게 아니었다. 그런데도 슥슥 안으로 밀려 들어가더니 종국에는 티시가 빛바랜 자의 가랑이에 얼굴을 묻게 되었다.
“아흐…… 하흑……! 하흑……! 흐학……! 흐악……!”
빛바랜 자는 허리를 들썩이면서 엉덩이를 들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히 티시가 음경을 집어삼킨 것처럼 보였지만 그게 아니었다. 그녀는 음경을 입에 담고 쉴 새 없이 혀로 구석구석 핥아댔다. 입술도 가만히 있지 않고 조였다 풀어주며 강약을 조절했다. 마지막으로 뿌리 끝까지 삼켰을 때는 귀두에 목구멍을 끼워 맞추고 압박해주었다.
쭙- 쭈으읍-
흡입한다……! 입 안에 담겨진 음경은 기쁨에 날뛰었다. 분명 서늘해야 하는데 그의 체온 때문에 데워진 건지 티시의 입 안은 차갑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따뜻해지면서 음경의 온기를 올려주고 있었다.
쭙-
티시가 음경을 빨아 들이며 고개를 들었다. 반쯤 삐져나온 음경은 쿠퍼액으로 범벅이 되었다. 침이 없었지만 쉴 새 없이 흐르는 쿠퍼액 덕분에 음경이 마르는 일은 없었다.
쪼옵-
티시는 다시 뿌리까지 삼키고 목구멍으로 귀두를 압박했다. 그리고 이로 살짝 깨물어주면서 혀로 나머지 부분을 핥아주었다.
상상 이상의 촉감이었다. 손과 비교도 안될 정도였다. 손도 좋긴 했지만 지금 이건 말도 안 되는 수준이었다.
폭신폭신하고 말랑말랑하고 미끈미끈하고 물컹물컹했다. 혹시 티시의 본체는 녹스텔라에서 보았던 물방울이 아닐까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
쫍-
그렇게 몇 번 음경을 입으로 애무해주던 티시는 귀두만 머금은 채 애무를 시작했다. 이번에는 손놀림 못지않게 현란한 혓놀림으로 귀두의 밑둥부터 끝부분까지 꼼꼼하게 핥았다. 귀두 전체가 자극에 저릿거릴 때쯤 티시는 음경을 조금 더 머금었다.
이번에는 음경의 4분의1 지점. 귀두는 삼켜진 채 혓바닥으로 감싸고 쓰다듬어졌다. 음경의 나머지 부분은 입술로 오물거리며 문지르거나 이를 세워 자극해주었다.
“후으…… 흐……”
그래도 지금은 느긋한 애무라 버틸만 했다. 그러나 티시가 음경을 절반 정도 삼킨 뒤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티시는 반쯤 삼켰을 때 고개를 위아래로 흔들며 펠라치오를 시작했다. 이가 스칠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 입술과 혀의 자극 뿐이었다. 손과 달리 그 어떤 빈틈도 없었다. 조임은 조금 약했지만 쿠퍼액을 머금고 미끈한 입 속살이 촘촘하게 들러붙으며 모든 단점을 상쇄했다.
여기에 아직 삼키지 않은 부분은 세 손가락으로 가볍게 쥐고 흔들어주었다. 남은 손은 빛바랜 자의 허벅지나 엉덩이를 번갈아 움켜쥐며 피가 골고루 돌게 해주었다.
거스를 수 없는 애무와 쾌락……! 빛바랜 자는 이대로면 자신이 품고 있는 룬조차 뽑힐 거 같았다.
“하윽- 아흐윽-”
티시의 고개가 점점 왕복하는 범위를 늘려갔다. 음경의 뿌리를 자극하는 손도 빠져나갔고 하반신을 만지는 손도 이동했다. 이제 티시의 두 손은 빛바랜 자의 허벅지를 붙잡았다.
쭈으읍- 쭙- 쭙- 쭙-
티시는 처음 음경을 머금었을 때처럼 뿌리 끝까지 빨아대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빛바랜 자는 신음조차 낼 수 없었다. 안 그래도 빈틈없이 치고 들어오는 입 안이 흡입을 하면서 착 달라붙게 되었다. 그 상태에서 뿌리에서부터 귀두까지 입이 왕복하니 말도 안 되는 자극이 일어났다.
쭙- 쭈우우웁-
티시가 귀두까지 고개를 젖히고 흡입했을 때 빛바랜 자의 입에서 신음이 터졌다.
“으아아…… 아…… 아…… 아아……!”
그야말로 음경이 뽑혀나가는 느낌이었다. 요도 안쪽까지 충분히 가해진 압력은 음경의 뿌리를 너머 아랫배 안쪽까지 흥분을 전달해주었다.
빛바랜 자가 허리를 들고 하반신을 들썩이며 쾌락에 몸부림쳤다. 티시는 그의 하반신을 두 팔로 끌어안고 놓치지 않았다. 단단히 고정시킨 뒤에는 음경을 힘껏 빨아주었다.
“아흐학……! 흐악……! 학……! 흐하악……!”
빛바랜 자는 턱을 들며 펄떡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티시는 열심히 고갯짓을 하며 음경을 빨았다. 이제는 속도가 붙으면서 음경 전체가 집어삼켜지는 착각이 들었다. 곳곳을 조이는 입술의 촉감도 잔상으로 남았다.
나온다……!
싼다……!!
빛바랜 자는 펄떡이면서 땅을 벅벅 긁어댔다. 지금 찾아오는 사정감은 앞에서 느낀 거랑 비교도 안 되게 짜릿했다. 항문에서부터 음경까지 전기가 오르는 거 같았다. 음경 전체가 저릿거리다 못해 그대로 떨어져나갈 것만 같았다.
쭈우웁-
“흐허악……!”
빛바랜 자는 한 마디 신음을 내뱉으며 정액을 뿜어냈다. 2번째 사정인데도 사정의 기세는 여전했다. 과도하게 발기하면서 요도가 좁아져서 그런 건지 정액은 물총처럼 뿜어지며 티시의 목구멍을 때렸다.
티시는 기침 한 번 하지 않고 정액을 흡입했다. 그러면서 혀로 음경의 뿌리에서부터 차근차근 누르며 남은 정액까지 짜냈다. 그래서 그의 음경이 티시의 입 밖으로 나왔을 때는 깨끗하게 닦인 뒤였다.
빛바랜 자는 멍항 얼굴로 헐떡이며 하늘을 보았다. 티시는 그의 몸 위로 타고 오르더니 후드를 살짝 걷었다. 그제야 티시의 아래턱과 입 근처가 보였다.
미인이다. 콧대도 오똑하고 턱선도 살아있었다. 그리고 이 얼굴이 방금까지 음경을 물고 힘껏 빨아대고 있던 것이다. 심지어 그렇게 벌어진 입에서 혀가 나오더니 흐느적거렸다. 정액을 남김없이 삼켰다는 걸 보여주는 것처럼 보였다.
티시는 발칙한 검증을 끝내고 난 뒤에 사라졌다. 안개처럼 흩어진 그녀의 잔상과 무게감은 빛바랜 자의 몸에 남아있었다.
“하아아……”
빛바랜 자는 몽롱한 눈으로 허공을 보았다. 그러다 나직하게 숨을 뱉으며 눈을 감았다.
*
짤랑- 짤랑-
이번에 적은 없었다. 빛바랜 자는 아무도 없는 들판에서 저물어가는 해를 등지고 서있었다.
티시가 나타났다. 티시는 단검을 들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사방에는 시체뿐이었다. 빛바랜 자가 이미 처리를 끝낸 뒤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티시를 부른 것이다.
그 뜻은 명백했다.
티시는 정면에서 빛바랜 자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크게 뒤로 뛰며 흐릿해졌다.
사샥-
티시는 갑자기 빛바랜 자의 뒤에서 나타났다. 그러면서 장갑을 벗은 손으로 그의 몸을 더듬더니 하나둘 무장을 벗겨갔다. 빛바랜 자는 티시에게 귀를 깨물리면서 그녀에게 무장해제 당했다.
사락-
티시는 빛바랜 자를 안아서 끌어 당겼다. 그가 주저앉은 순간 티시의 혀가 다시 한 번 귀를 침범했다.
찰각- 찰각-
갑옷이 하나둘 벗겨지며 빛바랜 자는 적나라하게 알몸이 되었다. 해는 딱 저물었고 달이 떠올랐다. 그래서 빛바랜 자는 스스로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지 않아도 되었다.
그 사이 티시의 뱀과 같은 두 손은 가슴을 더듬어가다 유두를 만지작거렸다. 빛바랜 자는 가슴으로도 느낄 수도 있단 걸 처음 알게 되었다. 점점 단단해진 유두를 손가락으로 비벼주다가 중지와 엄지로 유륜을 벌렸다. 그렇게 팽팽해진 유두는 다시 한 번 검지에 이리저리 비벼지고 긁혔다.
이건 꼭…… 자그마한 남성기 같았다. 가슴이 저릿거리면서 기분 좋았다. 양쪽 유두가 티시의 손에 능욕 당하는 사이 아랫도리에 위화감이 들었다. 그래서 시선을 내리려하니 티시가 어깨 너머로 얼굴을 가져왔다.
빛바랜 자는 풀린 눈으로 티시의 어둠 뿐인 얼굴을 바라보다 입을 벌렸다. 그대로 입이 맞춰지고 키스가 시작되었다. 아랫도리의 위화감의 정체는 금방 알 수 있었다.
발이었다. 티시의 매끈한 두 발 사이로 음경이 끼워지고 비벼졌다. 그래서 빛바랜 자는 위아래로 끝없이 애무를 받을 수 있었다.
입에서는 느긋한 키스. 가슴에서는 쉴 새 없이 유두를 자극해주는 손. 하반신에서는 음경을 이리저리 만져주는 발.
빛바랜 자는 정신이 날아갈 것 같았다. 티시는 이번에도 호흡을 장악해가며 키스했다.
손도 멈추지 않았다. 손톱 끝으로 유두를 긁어주다가도 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누르고 빙글빙글 돌려주었다. 그러다 집게 손가락으로 유두를 가볍게 집어서 문질러주고…… 살짝 잡아당기다 놓았다. 그러더니 유두를 손가락으로 꾹 누르며 유륜에 파묻히게 하고 그 상태로 긁어주었다.
발도 만만치 않았다. 그저 발바닥에 핫도그처럼 끼워넣고 문지르나 싶더니 발등으로 아래를 받치고 발바닥으로 가볍게 눌러 문지르기도 했다. 그게 아니면 귀두를 발가락으로 감싸 주무르면서 발등으로 아래를 비벼주기도 했다. 두 발을 가위처럼 엇갈리게 두고 발등 사이에 끼워 문지르기도 했다.
“흐훕- 훕- 후읍- 흡-”
빛바랜 자는 노곤노곤 녹아갔다. 자극받는 곳이 무려 세 군 데라서 그런지 몸은 금세 흥분해버렸고 근육이 풀어졌다.
빛바랜 자의 신음과 호흡 전부 티시의 입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녀의 손과 발, 얼굴이 움직이는 대로 흐느적거렸다.
몸의 제어권을 빼앗긴 채 신나게 애무를 당했다.
쯔덕- 쯔덕-
쿠퍼액이 듬뿍 묻은 티시의 발은 좀 더 농밀한 소리가 났다. 음경은 발바닥에 끼워진 채 빠르게 비벼지고 유두는 계속 꼬집혔다. 분명 입보다 촘촘하지 않고 손보다 압박이 약한데 자극은 엄청 심했다.
유두가 만져져서 그런 걸지도 몰랐다. 아니, 둘 다 자극해줘서 그럴 수도 있었다. 발로 음경을 비비기만 하거나 유두만 자극했다면 심심했을지도 몰랐다. 둘이 합쳐서 시너지를 낸 걸지도 몰랐다.
“흐읏-”
푸슛-
그래서인지 얼마 안 가 정액이 사출되었다. 아예 작정하고 티시에게 능욕당할 생각으로 부른 뒤 몸을 맡기니 쾌락이 말도 안 되게 좋았다.
티시는 힘껏 뻗어나오는 정액줄기를 보면서 유두를 느리게 굴려주었다. 뒷목을 핥아올리고 귀를 잘근잘근 깨물어주었다. 사정 하자마자 후희가 더해지니 몸은 여전히 뜨끈뜨끈했다.
사락-
티시는 빛바랜 자의 가슴을 다독이며 천천히 손을 뗐다. 그러더니 빛바랜 자를 바닥에 눕혀두고 스르륵 사라졌다.
이번에도 끝인가.
그 생각을 했을 때 달빛을 가리는 그림자가 있었다.
티시였다.
그녀는 빛바랜 자를 다리 사이에 두고 서있었다.
사락-
티시는 하반신을 두른 치마 같은 천을 살짝 걷어냈다. 분명 보이지 않아야 할 천 건너편이 보였다. 달이 밝아져서일까, 아니면 눈이 어둠에 적응해서일까.
티시는 다리 사이를 뚫어놓았다. 그래서 사타구니 사이의 갑옷은 없었다. 그래서 그 틈으로 일렁이는 푸른 영체를 볼 수 있었다.
정말…… 음란했다.
처음 소환되었을 때부터 이런 건가? 그게 아니면 지금 뚫어놓은 건가? 어떤 거든 엄청나게 음탕했다. 세상 누가 여성기를 드러내게 무장을 개조한단 말인가!
“아…… 아……”
빛바랜 자의 음경에 다시 힘이 들어갔다. 당장이라도 삽입하고 싶어 안달난 것처럼 힘차게 발기했다.
티시는 그런 음경 위로 쪼그려 앉았다. 촉촉한 티시의 음부가 귀두를 살짝 깔았다. 그녀의 두 손이 빛바랜 자의 가슴을 더듬었고 유두를 어루만졌다. 그녀의 몸이 서서히 내려와 음경을 삼켰다.
“아……! 아……! 아아……!”
빛바랜 자는 절규하듯 소리를 냈다. 티시가 쪼그려 앉은 자세에서 완전히 주저앉아버리자 그녀의 체중과 함께 음경이 질 안쪽 깊은 곳까지 삼켜졌다.
엄청나다……!
입으로 집어삼킨 것처럼 빽빽하게 들어찬 질의 속살이 음경을 포위했다. 질구멍의 조임은 손이나 입술 못지않았다. 그 상태에서 티시가 허리를 한 번 꿈틀거리며 음경에 닿은 질을 비벼주니 빛바랜 자의 정신이 아득히 멀어져갔다.
기분좋다.
지금 그는…… 영체와 섹스를 하고 있었다. 맨정신으로는 버틸 수 없을 정도로 기분 좋은 섹스를 하고 있었다.
“아흑…… 흑……! 흐흑……!”
티시는 쭈그린 자세로 빛바랜 자를 열심히 깔았다. 그녀의 커다란 엉덩이는 힘차게 위아래로 방아질했다. 무릎과 허리는 유연하게 하반신을 움직이게 해주었다. 음경은 귀두 아래에서부터 절반 정도까지 열심히 움직였다.
츠퍽- 쯔퍽- 쯔퍽-
티시의 몸은 점점 앞으로 기울었다.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개구리처럼 숙이더니 엉덩이를 더 열심히 흔들었다. 빛바랜 자의 음경은 귀두까지 빠져나오고 뿌리까지 잡아먹혔다. 철퍽거리는 소리와 함께 티시의 하반신이 묵직하게 빛바랜 자의 하체를 깔았다.
“아아- 아아……”
빛바랜 자는 멍하니 바닥을 더듬거리더 티시의 팔을 잡았다. 티시는 빛바랜 자를 내려다보더니 두 손으로 그의 얼굴을 잡았다. 그녀는 계속 섹스를 하면서 고개를 숙여 키스를 해주었다.
쪽- 쪽-
쯔붑- 즈붑-
빛바랜 자는 위아래로 영혼이 뽑혀나가는 거 같았다. 이 모든 게 지금을 위해서 벌인 게 분명했다.
이렇게 기분이 좋은데 어떻게 벗어나갈 수 있을까. 빛바랜 자는 이제 티시에게 완전히 사로잡혔다.
티시는 얼굴을 붙들고 키스해주었다. 그러다 완전히 그의 하반신에 주저앉아버렸다. 허리를 한 바퀴 빙글 돌려주니 음경의 뿌리에서부터 레버를 돌리듯 자극을 받았다. 이런 식으로 쉴 시간을 주니 빛바랜 자는 다시 쾌락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
하반신은 완전히 밀착되었다. 이 상태에서 티시가 아주 짧고 빠르게 하반신을 흔들었다. 허리는 파도처럼 출렁였고 앙 다문 질구멍이 음경의 뿌리 부분을 쥐고 흔들며 문질렀다. 마치 펠라치오를 해줄 때 입으로 삼키지 못한 나머지를 손가락으로 조이는 느낌이었다. 아니, 좀 더 농밀했다.
지금은 질벽이 완전히 밀착해서 비벼지게 되었다.
‘기분 좋아.’
빛바랜 자는 다른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이제 티시는 완전히 몸을 숙여 빛바랜 자를 끌어안고 있었다. 허리만 가동하여 섹스를 하니 완전히 뒤엉킨 채 스킨십을 벌일 수도 있었다.
츠걱- 츠걱-
질은 정말 살아움직이는 거 같았다. 원래 여성이 그런 건지 아니면 티시의 몸이 특별한 건지 질 안에서 음경을 쥐어짜는 기분이 들었다.
정신이 날아간다.
이제 빛바랜 자에게 남은 건 티시의 굉장한 음부뿐이었다.
티시는 그가 사정할 때까지 섹스를 멈추지 않았다. 힘차게 빛바랜 자의 하반신을 깔아대며 몰아붙이며 사정감과 흥분을 끌어냈다. 이미 한 번 사정을 했는 데도 신경이 무뎌지지 않았다. 이대로면 피까지 싸버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아랫도리에 피가 쏠려버렸다.
콱-
빛바랜 자는 티시를 끌어 안았다. 온 힘을 다해 끌어 안았다. 그렇게 안아버리니 체격이 훨씬 큰 티시가 안겨버렸다. 빛바랜 자는 이미 정신줄을 놓은 모양이었다. 그의 두 눈은 초점을 잃었고 그대로 티시를 넘어뜨렸다. 티시는 발라당 넘어졌고 빛바랜 자는 삽입한 채 다리 사이에서 음경을 내리 찍었다.
쯔걱- 즈걱- 즈걱-
티시의 두 다리가 하늘로 향했다. 빛바랜 자는 티시의 하반신을 살짝 들게 한 채 음경을 수직으로 박아대며 섹스했다. 위에서 내리 깔며 기승위로 섹스를 하던 티시는 이제 역으로 반격을 당하게 되었다. 빛바랜 자는 앞에서 티시를 온몸으로 제압해버렸다. 그리고 누구보다 빠르고 힘차게 티시의 음부를 음경으로 찔러댔다. 그의 성난 귀두는 티시의 질 곳곳을 찌르고 긁어댔다. 그의 허리는 멈출 생각도 하지 않고 잽싸게 내리 찍엇다.
“헉…… 허억……! 헉……! 헉……!”
빛바랜 자는 전력을 다해 섹스했다. 티시의 몸이 조금씩 밀려났다. 그리고 점점 흙바닥에 자국을 남기며 패여 들어갔다.
티시는 이번에도 소리는 없었다. 하지만 살짝 꺾인 손목이 바닥을 긁고 꼭 쥔 주먹이 가슴 팍에 얹어져서 떨리고 있었다.
느끼고 있는 건가?
빛바랜 자는 의식이 흐릿한 와중에도 그걸 캐치하고 고개를 숙여 후드 안으로 얼굴을 디밀었다. 그러더니 입에 닿는 모든 것을 물고 빨았다.
코?
귀?
뺨?
턱?
입?
무엇을 건드린지도 몰랐다. 중요한 건 자제력을 잃은 빛바랜 자가 이를 세워 깨물거나 혀로 핥아대며 티시의 얼굴을 엉망진창으로 몰아붙였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엄청난 기세로 입을 놀리고 있으니 티시의 손이 빛바랜 자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미친 듯이 섹스를 하고 역동적으로 흔들리는 와중에도 그녀의 손만큼은 잔잔하고 차분했다. 빛바랜 자는 그 촉감을 느끼자마자 엉덩이에 힘을 주었다. 그로 인해 힘이 들어가며 단단해진 음경은 질 깊숙한 곳까지 찔러 들어갔다.
그 순간 티시의 허리가 살짝 들렸다. 그걸 느낀 빛바랜 자는 티시의 허리를 꽉 붙들었다. 그 상태로 이번에는 수직도, 수평도 아닌 어정쩡한 각도로 힘껏 찔렀다. 그러자 티시가 고개를 한쪽으로 틀면서 가슴을 들썩였다.
츠걱- 츠걱-
그의 쿠퍼액으로 가득 찬 질에서는 섹스의 소음이 끝없이 났다. 마찰열로 체액이 마를 새도 없이 빛바랜 자의 음경이 계속 쿠퍼액을 내뱉었다.
“헉…… 허억……! 헉……! 헉……!”
빛바랜 자는 슬슬 끝이 느껴지는지 점점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속도를 붙였다. 티시도 그걸 느꼈는지 고개를 앞으로 돌리더니 그의 상체를 끌어 안았다. 동시에 그의 허리까지 다리로 감싼 채 매달렸다.
사정……!
빛바랜 자는 자신의 모든 걸 쏟아낼 기세로 정액을 토해냈다. 티시는 영체가 새하얗게 물들 정도로 엄청난 양의 정액을 받아들이며 고개를 힘껏 뒤로 젖혔다.
달밤에 이루어진 영체와의 관계. 빛바랜 자는 이 순간을 기점으로 티시에게 사로잡혀버렸다. 그리고 두 번 다시 그녀를 떠나갈 수 없었다.
*
1주일 뒤.
짤랑- 짤랑-
청아한 종소리. 환혼의 종으로 나타난 건 티시였다. 그녀는 빛바랜 자와 마주섰다.
빛바랜 자는 주변을 살피더니 옆의 벽을 가리켰다. 티시는 들고 있던 단검을 툭 내버리고 벽을 짚고 엉덩이를 내밀었다. 빛바랜 자는 그런 티시의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천을 걷어냈다. 티시의 하갑 중 갑옷이 없는 부위가 늘어나 있었다. 처음에는 음부 근처였지만 점점 그 범위가 넓어지더니 지금은 아랫배와 엉덩이 근처가 모조리 도려내져 있었다.
“진짜…… 존나 꼴리게 하네.”
티시는 슬쩍 돌아보며 엉덩이를 살랑였다. 빛바랜 자는 멈추지 않고 환혼의 종을 내던지며 티시에게 달려들었다.
빛바랜 자는 티시를 벽으로 몰아세우며 섹스했다.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르고 그저 미친 듯이 티시의 음부를 찔러댔다.
그렇게 둘이 섹스에 몰두하는 동안…… 환혼의 종이 희미하게 흔들렸다. 그러더니 누가 쥐고 흔들지도 않았는데 한 번 짤랑였다.
스르릇-
종의 주변에서 흐릿한 영체가 나타났다. 곧이어 티시와 비슷한 복색의 영체가 모습을 보였다. 그녀는 종을 주워들었다. 그러더니 멀지 않은 곳에서 섹스 중인 티시와 빛바랜 자를 보다 사라졌다.
챙-
종은 떨어졌고 처음부터 아무 것도 없었던 것처럼 조용했다. 오로지 둘의 섹스로 만들어진 소음만이 들릴 뿐이었다.
End?